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미숙이 최근 1년 새 출연한 세 편의 드라마에서 각기 다른 색깔의 엄마 역할을 소화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에 시작해 연말에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선 오현아 역할로 출연했다. 평생 전업주부인 오현아는 우울증이 아닐 때면 항상 뭔가를 배우고 있는 여자다. 남편의 경제력으로 부족함 없이 살았지만 남편에 대한 의심이 깊어 의부증 수준인 현아는 늘 불행한 느낌을 갖고 산다. 자식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고 매사에 부정적이다. 딸 향기(정유미 분)가 지형(김래원 분)에게 파혼당하면서 격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매우 ‘도도’한 엄마였다.
반면 올해 방영된 드라마 <사랑비>에선 첫 사랑의 아픔을 안고 평생을 살아온 김윤희 역할로 출연했다.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과 딸의 첫사랑 사이에서 번민하던 윤희는 대표적인 ‘순수’한 엄마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억척스런 엄마로 변신한다. 딸들의 결혼에 간섭하는 자기주장이 강한 엄마인 ‘들자’ 역을 맡았는데, 극중 들자는 혼자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며 두 딸을 억척스럽게 키운 엄마로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상받고자 한다. 돈을 세상 최고의 가치로 삼는 탓에 딸의 결혼에 대해 강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번엔 또 다른 색깔의 엄마 캐릭터인 ‘억척’ 엄마로 컴백하는 것.
종편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결혼식을 100일 앞둔 예비 신혼부부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기 다른 네 커플의 결혼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결혼을 통찰하는 내용으로 오는 10월 방영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