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을 방송에서 직접 얘기한 가수도 있다. 바로 세시봉 열풍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인 가수 조영남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신곡 ‘모란동백’을 발표하며 자신이 DJ인 MBC 라디오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서 “가수들이 죽으면 장례식 때 선후배 동료 가수들이 고인의 히트곡을 부른다. 황금심 선생님 장례식에선 ‘알뜰한 당신’을 불렀고, 고운봉 선생님 때는 ‘선창’을 불렀다”면서 “난 히트곡이 ‘화개장터’라 내가 죽으면 다들 모여 ‘구경 한 번 와보세요’라고 노래를 부를까봐 내 장례식 때 추모곡으로 쓰라고 ‘모란동백’이라는 노래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그 어디서 들려오나 귀뚜라미 우는 소리. 고요하게 흐르는 밤의 정막을 어이해서 너는 싫다고 울어대나. 그 마음 서러움을 가을바람 따라서 너의 마음 멀리 멀리 띄워 보내 주려무나’
고 조미미의 추모곡은 역시 고인의 히트곡 ‘바다가 육지라면’이 유력하다. 이별을 노래하는 이 노래는 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이 없었을 것이라는 애틋한 가정법이 돋보이는 가사를 갖고 있는 곡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얼마나 멀고먼지 그리운 서울은 파도가 길을 막아 가고파도 못 갑니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가 육지라면 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을. 아~ 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을’
고인들의 히트곡을 떠올리며 새삼 고인들의 삼가 명복을 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