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사임 사실 뒤늦게 확인돼…이랜드 “향후 경영 복귀 가능성 없다”
이랜드에 따르면 박성경 전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이랜드문화재단 이사장직에서 사임했다. 박성경 전 부회장은 2019년 이랜드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옮긴 바 있다. 박성경 전 부회장이 내려놓은 이사장직은 이랜드시스템스 대표였던 장광규 이사장이 맡았다.
박성경 전 부회장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박성경 전 부회장은 이랜드그룹 지분은 없지만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은둔형 경영자로 평가받는 박성수 회장을 대신해 대외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경제사절단에 이랜드 오너 일가 가운데 처음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박성경 전 부회장은 오빠인 박성수 회장을 도와 이랜드그룹을 성장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 박성경 전 부회장이 향후 이랜드 경영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박성경 전 부회장이 이사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이랜드에서 오히려 거리가 더 멀어졌다.
박성경 전 부회장은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이랜드에 디자이너로 합류했다. 2006년부터는 박성수 회장을 대신해 대외 활동을 하며 그룹 내 입지가 높아진 모습으로 비쳤다. 그러나 2013년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이랜드월드와 외식·레저 사업을 맡고 있는 이랜드파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상 기류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3년은 이랜드의 부채비율이 399%에 이를 정도로 위기의식이 고조된 때였다. 박성경 전 부회장의 빈 자리는 전문경영인이 차지했다. 이랜드그룹은 2019년 박성경 전 부회장을 재단 이사장으로 보내면서 경영에서 배제했다.
박성경 전 부회장이 재단이사장에서도 물러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성경 전 부회장과 이랜드는 결별 수순을 밟은 모습을 띠고 있다. 박성경 전 부회장의 아들인 윤태준 씨(본명 윤충근)도 주가조작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경영인의 도덕성이 훼손돼 어머니를 대신해 이랜드 경영진에 합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관계자는 “박성경 전 부회장이 이랜드재단 이사장직을 사임하면서 이랜드에서 어떤 직함도 맡고 있지 않다”며 “향후 (박성경 전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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