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당내 부정 평가 속에 후보군 난립
엑스포 유치 실패 등으로 인해 21대 선거 당시보다 지역여론이 여권에 다소 불리해졌다는 관측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권 우세지역으로 거론된다. 당내 공천이 걸린 치열한 예선전에서만 이긴다면, 예선보다는 조금은 수월하게 본선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이곳은 현재 안병길 의원에 대한 당내 평가가 부정적인 게 알려지면서, 현역의 아성의 도전하려는 대항마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삼파전 구도로 점쳐지던 것이 연말로 접어들면서 후보군은 이제 중반에 비해 배수로 늘었다.
#이미 자천타천 거론되던 안병길·정오규·곽규택
올해 중후반까지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인물은 부산일보 사장 출신인 안병길 의원을 비롯, 정오규 전 당협위원장. 곽규택 변호사 등이다.
안병길 의원은 현역이라는 점에서 후보군에서 빠질 수가 없다. 하지만 재선에 이르기엔 걸림돌이 많아 보인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예정지였던 북항재개발지역이 자신의 지역구 내에 있다는 점에서 ‘엑스포 유치’라는 호재를 기대했지만, 참패나 다름없는 스코어로 유치에 실패하면서 이젠 오히려 여론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가정사에서 불거진 논란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오규 전 위원장은 조경태 시당 위원장 취임 이후 시당의 핵심 조직인 생활정치혁신위원회를 이끌면서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정 전 위원장은 안병길 의원과 껄끄러운 사이다. 조 위원장이 정 위원장을 중용하는 과정에서 현역인 안 의원을 배척했으며, 이에 안 의원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규택 변호사는 21대 선거 당시 당내 공천 경쟁에 나선 이후, 경선에서 안 의원에게 석패를 한 바 있다. 안 의원과의 리턴매치에서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함께 경쟁해야 할 다른 후보군의 면면이 결코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최근 광폭 행보로 출마 의지 드러낸 임준택·김인규·유순희
연말로 접어들고 총선이 점점 가까워지자 기지개를 켠 인물들은 최근까지 사)바르게살기운동 중앙회장을 지낸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김인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대표 등이다.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은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 수협재단 이사장, 서구장학회 상임이사, 부산항 발전협의회 고문,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을 역임한 수산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1984년 미광수산을 시작으로 대진수산·미광냉동·대진어업 등을 세웠다. 현재는 대진수산·미광냉동·미광수산 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그는 부산에서수산업에 종사하는 MZ 세대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서동구 지역구가 북항을 비롯해 부산공동어시장을 지나 송도해수욕장에 이르는 구간을 품고 있다는 점은 수산업계의 대부인 그에게는 최대 강점으로 보인다. 해양도시 부산에서 수산 전문가가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12월 5일 국민의힘에 입당 신청을 하며 부산 서·동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행정관에게 이 지역은 연고가 깊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9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7선을 지낸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회를 혁파한 김 전 대통령의 손자가 검찰 출신 대통령의 정권에 참여한 이력이 중도층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주된 관심사로 떠오른다.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대표도 12월 1일 자신의 저서인 ‘대한민국,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출판 기념회를 갖고 사실상 총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편 출마 예정자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근 주목할 만한 에피소드가 하나 발생했다. 임준택 전 수협 회장의 출판기념회 장소가 갑자기 변경되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임 전 회장은 당초 12월 22일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대관이 취소되면서 결국 날짜와 장소를 12월 21일 윈덤그랜드부산 호텔로 바꿔야만 했다.
부산일보 대강당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는 예비주자들이 출사표를 발표하는 자리로 상징적인 곳이다. 박삼석·최형욱 전 부산동구청장도 이곳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며,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대표가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해당 지역 출마 후보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다.
당시 출판기념회 장소 변경 논란을 보도한 매체에 따르면 부산일보 대강당 관계자가 임 회장 측에 대관 취소를 전달하며 “윗선에서 싫어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관계자는 “윗선 표현은 일반적인 표현”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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