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출입기자 간담회서 강도 높게 질타
이복현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약속한 제일 최소한의 자구책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며 “태영건설 지원에 전혀 쓰이지 않고 총수 재산 핵심인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지키는 데 쓰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 12월 28일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사모펀드에 팔아 총 2400억 원을 확보한 후 지주사 채무보증 해소에 이를 먼저 사용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전날 발표한 자구계획에 대해서 “채권단 입장에서 이것은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고 오너일가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도 성격이 다른데, 회장 개인이 보유한 게 있고 회사가 보유한 게 있는데 그나마 쓴 것도 회사 자금만 쓰고 대주주 일가가 가진 개인 명의의 자금은 아예 따로 파킹된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매각에 대해서는 “대주주 일가가 필요한 급한 채무변제에 매각 자금을 먼저 쓰고 남는 돈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그렇게 되면 실제로는 현금성 자산은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코비트 매각과 관련해서는 “이 회사는 상당히 건실한 기업이지만,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기타 대주주가 있고 단기간 내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있다”며 “자산 자체의 건전성과 별개로 현실성 있는 자금 조달 계획이 없다는 채권단의 의구심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시한이 11일인데 이런 방안에 (채권단이) 무조건 동의해라 할 수는 없다”며 “최소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본인들부터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그 이전에 (태영그룹으로부터) 제시가 되고 협의가 돼야 한다.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니까 (추가자구안 제시가) 이번 주말을 넘으면 안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무산을 묻는 질문에는 “당국은 (워크아웃 무산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건설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장안정 조치 확대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과할 정도로 충분하게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태영 오너 측에서 아직 만나자는 연락이 온 것은 없지만, 연락이 온다면 못 만날 것도 없다”며 “제 개인적으로 의견 조정에 더 참여할 수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해달라”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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