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간에는 에이미(사진) 구속이 연예계 전반으로 프로포폴 수사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조치라는 시선이 있다. 연합뉴스 |
# 에이미 프로포폴 공급책일까
방송인 에이미가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받게 된 계기는 지난 4월 서울 강남의 네일숍에서 쓰러졌기 때문이다. 당시 쓰러진 까닭이 프로포폴을 투약했는데 약에서 완전히 깨지 못한 채 네일숍에 왔기 때문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당시 에이미의 가방에서 25㎜짜리 프로포폴 주사 앰플 다섯 개도 발견됐다.
문제는 왜 에이미의 가방 안에 다섯 개의 프로포폴 앰플이 있었느냐다. 구속 직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에이미는 “프로포폴을 투약했지만 병원에서 정상적인 처방에 따른 투약이었을 뿐”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당당히 밝혔다. 그렇지만 앰플 다섯 개가 가방 안에 있었던 까닭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프로포폴은 일반인이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경찰은 에이미가 누군가에게 주려고 앰플을 소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에이미가 프로포폴 공급책일 수도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경찰은 두 차례 소환 조사 당시 에이미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동료 연예인을 아느냐는 질문을 거듭했으며 에이미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 등에서도 관련 내용이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에이미는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에이미는 “경찰이 자꾸 다른 연예인에 대해 묻는데 그 부분은 나도 전혀 몰라 대답하지 못했다”며 “나는 프로포폴 공급책 같은 거 절대 안했다”고 강조했다.
# ‘12공주’는 과연 누군가
최근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프로포폴과 관련해 ‘강남 12공주’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포폴에 중독된 여자 연예인 열두 명을 지칭하는 표현인데 이 가운데에는 톱스타도 다수 포함돼 있다. 대부분 성형수술을 받으며 프로포폴을 접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전히 이를 끊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성형수술도 자주 받을 정도로 외모에 집중하는 이들이라 ‘공주’라 불리고 있다.
에이미 역시 이들에 대해 언급했다. 에이미는 “경찰이 소환 조사에서 강남에 잘나가는 일부 여배우들은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다면서 그들에 대해 아냐고 질문했다”며 “그걸 알면 그 여배우들부터 잡아야지 나는 불법 상습 투약도 아닌데 왜 나한테만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했다.
현재 에이미의 수사는 강원지방경찰청 외사과에서 진행하고 있다. 에이미가 미국 국적자이기 때문에 외사과에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것. 그렇지만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강원지방경찰청과는 별도로 서울에서 검경이 대대적으로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 상습 투약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주된 수사 대상은 ‘강남 12공주’다.
항간에선 에이미 구속 수사가 다소 무리한 조치 아니냐는 얘기도 많다. 대마초 흡연도 초범의 경우 불구속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연예인들도 많은데 에이미를 구속 수사까지 할 이유가 있냐는 것. 이를 두고 경찰이 에이미를 통해 ‘강남 12공주’ 등 연예계 전반으로 프로포폴 수사를 확대하기 위해 구속 수사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볼 때 에이미는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연예인 등 제3자에게 프로포폴을 제공한 혐의가 일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 ‘강남 12공주’를 대상으로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SBS뉴스 캡처 |
문제는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부분이다. 프로포폴은 필로폰 대마초 등의 기존 마약류와 달리 수면마취제라 체내에 남아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기존의 마약류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테스트로는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사실상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현장을 적발하거나 에이미의 경우처럼 프로포폴을 불법 소지하고 있는 것을 적발해야 사법처벌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경찰 수사가 프로포폴 투약자보다 프로포폴을 불법 판매한 의사나 간호사 등 병원관계자에 집중됐던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연예계에 떠도는 더욱 무서운 괴담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 목표가 ‘검거’에 따른 사법처벌이 아닌 ‘소환’일 수도 있다는 것. 경찰이 경찰 소환 조사에 응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정황 증거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 소환이 가능해진다. 요즘 들어 연예계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정부에서 대선 정국 여론 환기용으로 이를 터뜨린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곤 한다. 수사기관인 검경이 범법자 처벌이 아닌 소환을 목표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얘기 자체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지만 이런 음모론을 감안한다면 나름의 신빙성을 갖는다.
이처럼 ‘강남 12공주’를 둘러싼 프로포폴 루머가 음모론과 결부되면서 연예계에서 ‘프로포폴 괴담’ ‘강남 12공주 괴담’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 12공주’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톱스타로 알려진 A가 두문불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몸을 다쳤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인 약속은 물론 이미 예정돼 있던 공식 스케줄도 대부분 취소했다. 이를 두고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A가 자신을 향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불안 섞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