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증시 상승세 영향…초저금리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 등 변수
예탁결제원이 집계한 지난해 ELS 발행금액은 전년(57조 7000억 원) 대비 8.9% 증가한 62조 8000억 원이다. 기초자산별로 국내지수(KOSPI200)가 18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한 반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유로스톡스50(EUROSTOXX50), 니케이225(NIKKEI225)는 각각 27조 9354억 원, 25조 5723억 원, 11조 17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6%, 2.9%, 155.7% 증가했다.
ELS는 주가가 일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으면 약정한 수익을 지급한다. 투자구조를 보면 채권 등을 매입해 확보된 이자 등으로 옵션에 투자한다. 옵션에서 난 수익이 약정된 수익이 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투자했다면 100만 원짜리 채권(이자율 연 4%로 가정)을 사고 거기서 발생하는 이자 4만 원으로 옵션을 산다. 옵션에서 100% 이상 수익이 나야 채권 이자보다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
옵션은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한 파생금융 상품이다. 매년 내는 자동차 보험료와 비슷하다. 사고가 나면 보험금을 받아 피해를 복구할 수 있지만 사고나 나지 않으면 보험료는 그냥 비용이 된다. 기관 등 큰돈을 운용하는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해 큰 손실을 볼 위험에 대비해 일종의 보험에 가입한다. 주가가 오르면 보험료만큼만 시세 차익이 줄어들지만 주가가 급락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ELS 투자자들은 이 보험을 인수하는 입장이다. 별 사고가 없으면 일정 보험료를 챙길 수 있지만 만약 사고가 나면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보험료는 보험가입자의 사고 확률에 따라 달라진다.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도 높아진다.
금융회사가 ELS를 판매할 때에는 파생상품의 구조는 물론 기초자산의 위험까지 설명해야 하고 투자자가 이를 충분히 이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선진국에서는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는 판매가 금지되다시피 한 이유다.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과 중국에서는 개인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 중국이 최근 공격적인 증시 부양에 나선 배경에도 ELS로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최근 일본 증시 상승의 원동력은 초저금리로 인한 엔화 약세와 그에 따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제고, 정부가 추진한 주주 환원 정책 강화 등이다. 하지만 경기가 개선될수록 초저금리 통화정책이 수정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 위험에 노출되고, 수출기업들은 실적 개선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공산품 소비 부진 가능성도 크다. 일본의 고질적인 위험인 지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가파르게 오른 주가 자체도 부담이다. 큰손들의 보험 가입이 늘었다는 뜻은 그만큼 위험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니케이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약 20배로 미국보다 높아졌다”며 “일본 니케이 지수의 단기 상승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3~4월 춘투 기간을 앞두고 일시적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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