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논과 니콘의 DSLR EOS400D(왼쪽)와 D80. 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DSLR의 시장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업체들에 따르면 디카의 경우 허가받지 않은 일본 내수 제품이 남대문 시장 등지와 인터넷에서 공공연히 팔리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가 힘들다고 한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의 자료도 남대문의 대형매장에서의 샘플 조사방식으로 진행하는 고육지책을 쓴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디카는 올해 470만 대가 생산될 예정이고 내년에는 520만 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 중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4.5∼5%(대수 기준) 수준. 그러나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매출액으로 따지면 1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에는 30%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업계 선두인 캐논 측은 전하고 있다.
DSLR은 기존 필름카메라 업체로 1, 2위를 다퉜던 캐논과 니콘이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카메라의 기계적 노하우를 가진 업체가 품질도 인정받은 셈이다. 나머지 디카 생산업체인 소니 삼성테크윈 후지필름 올림푸스가 점유율 10%를 나눠 가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달 들어 니콘과 캐논은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새롭게 불꽃을 튀기고 있다. 니콘은 2004년 출시해 준전문가급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D70s(610만 화소)에 이어 9월 1일 D80(1020만 화소)을 출시했다.
캐논도 EOS350D(820만 화소)에 이은 모델인 EOS400D (1010만 화소)를 출시하고 이달부터 대대적인 광고·홍보에 들어갔다. 캐논의 경우 신제품 출시 간격이 니콘보다 짧다. 캐논에선 “고객의 요구를 빨리 반영한 데다 적당한 가격 정책을 쓴 것이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비결인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급형의 경우 니콘이 600만 화소대에서 1000만 화소대로 진입한 데 비해, 캐논은 중간에 800만 화소급을 출시했었다.
▲ 위부터 소니, 삼성, 올림푸스 홍보이미지. | ||
재미있는 점은 DSLR붐이 싸이의 퇴조와 블로그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렌즈교환식 디카로 찍은 사진은 조그만 창에 서비스를 하는 미니홈피보다 블로그에 진열하기가 더 용이하다는 것.
니콘 신제품은 캐논의 것보다 20만 원이 더 비싸다. 니콘 D80(바디)이 109만 원, 캐논 EOS400D (바디)는 89만 8000원이다. 캐논 측은 “시장 1위 업체로 1000만 화소급인 경쟁사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값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하는 반면, 니콘은 “같은 화소라고 해서 다 같은 성능이 아니라 조리개와 셔터 등 기계적인 부분에서 더 우수한 준전문가 급이라 가격 차이가 있는 것”이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 국내 디카 업계 2, 3위를 다투는 소니도 올해 7월 최초로 DSLR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7월 출시된 소니 α100은 1020만 고화소에 가격은 94만 8000원으로 이후 출시된 캐논과 니콘의 동급 화소 신제품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정품등록자에 2년 무상서비스 제공, 2년 이후에는 50% 할인된 비용으로 서비스를 해주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해 초기 예약판매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디카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12월 610만 화소급 DSLR 2종을 출시했다. GX1S는 79만 원, GX1L은 74만 8000원이다. 올해 보급형 DSLR이 1000만 화소급으로 뛰자 삼성도 10월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2004년 ‘전지현 효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올림푸스는 절치부심을 거듭한 끝에 가수 ‘보아’를 승부수로 내세워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올림푸스는 지난해 12월, 올해 1월 DSLR 2종류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변형 LCD창을 사용해 낮은 각도나 높은 각도를 찍을 때 몸을 굽히거나 고개를 들 필요 없이 LCD만을 움직이는 차별화된 제품이다”라고 올림푸스는 설명하고 있다. 캐논, 니콘 등이 주도하는 시장의 사이의 틈새 전략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후지필름은 전문가용인 S3, S2, S1 등의 제품이 있지만 보급형으로는 컴팩트형과 렌즈교체식의 중간 형태의 제품을 엔트리급(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으로 밀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