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텐텐’ 지원 속 ‘미스트롯2’ 합산 14주 연속 투표 1위 대기록…MBN, 막판 TV조선에 시청률 역전
전유진의 우승 소감이다. 2월 13일 방송된 MBN ‘현역가왕’ 결승 2차전 파이널 경연에서 전유진이 우승을 확정했다. 준결승전 합계 1위, 결승전 1차전 1위를 연이어 차지하며 대세로 등극한 전유진은 빼어난 실력과 탄탄한 팬덤의 지원으로 결국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전유진의 말처럼 팬들 덕분에 누리게 된 우승의 영광으로 그 기쁨 역시 전유진 팬들의 몫이다. 큰 아픔을 겪으며 트라우마가 생긴 팬들이 화요일 밤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일궈낸 우승이기 때문이다.
무려 9주 연속 대국민 응원투표 1위를 기록했다. 1주 차부터 9주 차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 없는 전유진은 누가 뭐라 해도 막강한 우승 후보였다. 그렇지만 전유진의 팬들은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우승이 당연해 보였는데 왜 팬들은 긴장했던 것일까.
사실 전유진의 팬덤 ‘텐텐’엔 트라우마가 하나 있다. TV조선 ‘미스트롯2’에서도 막강한 우승후보로 여겨지던 전유진이 준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한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전유진은 ‘미스트롯2’에서도 1주 차부터 5주 차까지 5주 연속 대국민 응원투표에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부동의 우승후보였다. 그렇지만 5주 차 순위가 발표된 본선 3차 메들리 팀미션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당시 ‘텐텐’들이 전유진의 탈락에 강하게 분노하면서 상당한 화제를 유발했다.
그때는 TV조선 프로그램이었고 이번엔 MBN 프로그램이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TV조선에서 ‘미스트롯2’를 제작했던 서혜진 PD가 독립해서 만든 크레아 스튜디오가 지금 MBN ‘현역가왕’을 제작하고 있다. 방송사는 다르지만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같다. 팬들이 트라우마를 지워내기 힘들었던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전유진은 ‘현역가왕’에서도 준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할 뻔했다. 강력한 팬덤의 지지를 받으며 수월하게 매 라운드를 통과했던 전유진은 준결승 결정전 1라운드 ‘한 곡 대결’에서 12위를 기록했다. 2라운드 ‘뒤집기 한 판’에서 순위를 끌어 올렸지만 결국 10위였다. 18명의 참가자 가운데 9위까지는 준결승전에 직행하고 하위 9명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5명만 준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 아쉽게 직행 티켓을 놓치며 다시 한 번 탈락 위기에 몰린 전유진은 패자부활전을 무사히 통과하며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준결승전 1차전 ‘1:1 라이벌전’에서도 전유진은 8위에 그쳤다. 14명 가운데 10명만 갈 수 있는 결승전 진출은 가능해 보였지만 우승권으로 보기에는 다소 낮은 순위다. 그렇지만 2차전까지 치른 뒤 발표된 준결승전 합계 순위에서 전유진은 1013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준결승전 합계 순위에는 대국민 응원투표 누적 점수가 반영돼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전유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준결승전까지만 올라오면 충분히 팬들이 참가자를 지켜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전유진은 ‘미스트롯2’에서도 준결승전 진출에만 성공했다면 우승에 이르렀을 수 있다. 그 아쉬움이 팬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것인데 반대로 보면 이로 인해 전유진은 전무후무한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바로 14주 연속 대국민 응원투표 1위라는 대기록이다. 전유진은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1~5주 차 대국민 응원투표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MBN ‘현역가왕’에서는 1~9주 차 대국민 응원투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합치면 무려 14주 연속 1위가 된다. 다시 말해 전유진은 두 방송사의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내내 단 한 번도 대국민 응원투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런 대기록은 팬덤 텐텐의 절대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전유진은 우승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감문을 올렸는데 여기서도 “또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우리 팬 여러분들! 텐텐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며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유진은 ‘미스트롯2’에서 탈락했을 당시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손편지를 올려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바 있다.
또 하나의 기록은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의 미성년자 우승자 타이틀이다. TV조선 ‘미스더트롯1’ 5위 정동원, MBN ‘보이스트롯’ 준우승, TV조선 ‘미스트롯2’ 미(3위)의 김다현(이번에도 ‘현역가왕’ 3위), KBS ‘트롯 전국체전’ 동메달(3위)의 오유진 등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결승전에 진출해 순위권에 오른 미성년자 참가자들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우승자는 없었다. 그 한계를 2006년생인 17세, 이제 곧 고등학생 3학년이 되는 전유진이 극복해냈다.
전유진은 MBN이 TV조선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최초의 골든크로스를 기록하게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TV조선이 트롯 오디션 열풍을 주도하면서 MBN을 비롯한 다양한 방송사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론칭했지만 그 누구도 TV조선의 아성에 다가가지 못했다. 그런데 TV조선에서 트롯 열풍을 만들어 낸 서혜진 사단이 TV조선을 떠나 크레아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크레아 스튜디오가 MBN과 손을 잡은 것.
서혜진 사단의 이동으로 TV조선과 MBN의 대결구도가 형성됐지만 첫 대결은 TV조선의 대승으로 끝났다.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MBN ‘불타는 트롯맨’이 맞붙었지만 24% 대 16.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TV조선이 압승을 거둔 것.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대형 스타를 얼마나 발굴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불타는 트롯맨’은 황영웅이라는 스타를 발굴해 시청률 패배를 극복하며 진정한 승자가 될 수도 있었지만 황영웅이 논란에 휩싸여 중도하차하면서 반전의 실마리도 잃어버리고 말았다.
‘현역가왕’과 ‘미스트롯3’가 벌이는 두 번째 격전. 이번에도 트롯 예능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한 TV조선이 시청률에선 이기는 분위기다. 자체 최고 시청률만 놓고 보면 ‘미스트롯3’는 5회에서 17.5%를 기록했고 ‘현역가왕’은 결승전에서 기록한 17.3%가 최고 기록이다. 게다가 ‘미스트롯3’는 결승까지 가는 과정에서 시청률이 더 상승할 여지도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주간 시청률 경쟁에선 최초의 골든크로스가 이뤄졌다. 2월 6일 방송된 ‘현역가왕’ 11회가 16.1%를 기록했고 2월 8일 방송된 ‘미스트롯3’ 8회는 16.0%에 머물렀다. 비록 0.1%포인트(p) 차이지만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주간 시청률 경쟁에서 최초로 MBN이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골든크로스에 성공했다. 그 다음 주에도 2월 13일 방송된 ‘현역가왕’ 12회가 17.3%를 기록하며 2월 15일 방송된 ‘미스트롯3’ 9회(16.5%)를 0.8%p 차이로 앞섰다.
‘현역가왕’ 11회, 12회 방송은 결승전이었다. 준결승전이 마무리된 10회 방송에서 전유진이 비로소 1위에 오르며 우승 기대감이 급증하면서 11회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12회 방송에서는 전유진이 최종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렇게 전유진과 그의 팬덤은 MBN에게 최초의 골든크로스를 선물했다.
두 프로그램이 모두 종영한 뒤 자체 최고 시청률을 비교하면 ‘미스트롯3’의 승리다. 그렇지만 ‘현역가왕’은 진정한 승자가 될 여건을 완벽하게 갖췄다. 전유진이라는 대스타를 발굴해 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1대 현역가왕이 된 전유진에게는 우승 상금 1억 원과 국내외 투어 콘서트, 우승 앨범 제작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또한 TOP(톱) 7과 함께 3월 26일 첫 방송 예정인 ‘한일 가왕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일본 ‘트롯 걸 재팬’ TOP 7과 결전을 벌이게 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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