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예비후보 난립 속에 저마다 강점 표출
국민의힘은 부산에서 불출마 선언한 장제원·하태경·황보승희 의원을 제외하고, 서동구의 안병길 의원 외에는 현역의원 전원이 경선 또는 단수 추천에 이름을 올렸다. 서병수·김미애·정동만·박수영·김도읍 의원 등은 단수 추천을 받았으며, 이헌승·백종헌 의원은 경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다.
동래 김희곤 의원과 사하을 조경태 의원은 결선을 앞두고 있고, 이주환·전봉민 의원은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역 가운데 안병길 의원만이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는 발표가 계속 미뤄지자 현역 안병길 의원이 ‘컷오프’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억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PK에서 컷오프 탈락 1순위가 울산남구을의 이채익 의원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 같은 전망도 조금 수그러졌다. 안병길 의원은 “지금까지 파악한 결과 제가 컷오프 대상도, 페널티 대상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히기도 했다.
발표가 미뤄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전략 공천설’이 돌기도 했다.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이 지역에 공천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2월 29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한 선거구획정안이 이 같은 전망을 옅어지게 만들었다.
이번 획정안에 따라 부산은 남구갑·을 선거구가 하나로 합쳐지고, 북강서구갑·을 2개의 선거구가 북구갑·북구을·강서구 등 3개의 선거구로 쪼개졌다. 북구을이라는 새로운 선거구가 생긴 셈인데, 박성훈 전 차관이 이곳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부산 서동구 지역구는 예비후보에 무려 8명이나 신청했다. 안병길 의원 외에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 △곽규택 변호사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영풍 전 KBS 기자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대표 △정오규 전 부산시당 생활정치혁신위원장 △성수용 부산일자리창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나섰다.
이처럼 후보가 난립하게 된 배경에는 안 의원이 개인 가정사 논란으로 본선 경쟁력에서 다른 예비후보들을 압도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실제 서·동구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이미 총선 경쟁력을 갖춘 인물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먼저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은 부산에서 자수성가로 크게 기업을 일궈낸 ‘수산금융인’ 출신이다. 그는 수협중앙회 회장 임기 중이던 2022년 수협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을 조기 상환하는 등 경영 성과를 기록했다. MZ세대 수산인들 사이에 닮고 싶은 롤모델에 선정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임기 초에는 제15대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을 역임했다. 정·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으며,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은 과감하게 제거하고 신성장 동력 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며 표밭을 달구고 있다.
곽규택 후보는 서·동구 공천에만 세 번째 도전이다. 법무법인 친구 대표 변호사이며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부당 지원(2012년), 남양유업 대리점 강매 사건(2013년) 등 파헤치면서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1대 총선 때 중·영도에 공천 도전했지만 탈락한 뒤 서·동구로 와서 당시 안병길 후보와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인규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 전 행정관 출신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김현철 씨의 차남이며, 각종 언론에서 ‘YS손자’란 조명과 함께 ‘할배찬스’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함께 받는다. 올해 35세로 후보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리며, 북항 일대에 해양레포츠단지, 수변테마파크, 연구개발 시설 등 국제업무지구를 조성한다고 공약을 밝혔다.
이영풍 후보는 27년 경력의 KBS 기자 출신이다. 아프카니스탄 종군특파원을 지내며 전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KBS 사장에 음모해 최종 3인 후보에까지 올랐다. 김의철 전 사장 재임 시 뉴스제작의 부당·편파성에 항의해 61일간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유순희 후보는 부산여성신문 대표로 부산지역 여성의 인권과 사회 진출 확대를 위해 활발히 활동해 왔다. 주요공약으로는 ‘원도심 르네상스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비탈진 산복도로 주변을 테라스형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고 역세권에는 청년·노인·신혼부부 등 주거약자들이 차 없이도 편리하게 거주하는 원가아파트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정오규 후보는 36년 정치행보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핵심 공약으로 △낙동강 상수원 보호 종합대책 수립 △24시간 아동응급의료센터 건립 △공·폐가 정비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지역 밀착형이며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이외에도 성수용 부산일자리창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도전에 나섰다. 성 후보는 “씨티그룹 스페셜리스트 등 글로벌 경제전문가로서의 삶을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경제 전문가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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