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부문’ 지휘봉 잡고 2년 만에 영업이익 40% 이상 떨어져…CJ ENM “검증된 인사”
CJ ENM이 지난 4월 구창근 전 대표의 사임으로 윤상현 대표가 회사를 단독으로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 구창근 전 대표의 임기가 2026년 3월 27일까지였던 터라 그의 사임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투자업계에서는 부진한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CJ ENM은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 3683억 원으로 전년 4조 7922억 원 대비 8.8% 감소했다. 146억 원의 영업손실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년에는 13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구창근 전 대표가 맡았던 엔터 부문 사업도 부진했다. 미디어플랫폼, 영화·드라마 부문 매출액은 각각 1조 2619억 원, 1조 9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6%, 23.3% 감소했다. 음악 부문 매출은 6464억 원으로 15.6% 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미디어플랫폼 사업과 영화·드라마 부문 사업보다 규모가 작았다.
회사를 단독으로 이끄는 윤상현 대표의 경영 능력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2018년 CJ(주) 경영전략 실장, 2020년 CJ대한통운 경영지원 실장 등을 역임한 윤상현 대표는 2022년 3월 CJ ENM에 커머스 부문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윤상현 대표가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로 합류하면서 커머스 부문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부임 첫해인 2022년 커머스 부문 영업이익은 723억 원으로 전년 1200억 원 대비 39.7% 감소하더니 지난해 6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또 다시 전년 대비 4.3% 떨어졌다. 윤상현 대표가 CJ ENM 커머스 부문의 지휘봉을 잡고 불과 2년 만에 영업이익이 42.3% 급감한 것이다. 그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법하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경영진에 오히려 중책을 맡기는 인사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올해 CJ ENM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됐지만 부진한 실적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CJ ENM은 지난 1분기 120억 3000만 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분기 580억 7000만 원 대비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347억 86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전년 동기 500억 3000만 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한 것에 의미를 뒀다. CJ ENM 관계자는 “대표채널 tvN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회복한 가운데 티빙의 가입자 확대,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선전에 힘입어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며 “2분기에는 프리미엄 콘텐츠 라인업의 확대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채널 및 디지털 커머스를 강화해 수익 확대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설명은 오히려 구창근 전 대표의 빈자리를 떠올리게 한다. tvN과 티빙은 구창근 전 대표가 맡았던 사업 부문에 속한다. 증권가에서도 CJ ENM 엔터 부문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4년 흑자 전환이 전망되며, 2024년 하반기부터 개선폭이 커질 것”이라며 “1분기 티빙 위주 회복을 시작으로 2분기부터 연간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에 힘입어 지난 3월 한 달 모바일앱 순이용자가 49만 명 늘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티빙에서 14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210억 원으로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현재 진행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성사되면 1300억 원 이상 이익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티빙은 tvN과 종편, 웨이브는 지상파 위주로 가입자 중복이 크지 않다”며 “상당한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CJ ENM 엔터 부문 관계자는 구창근 전 대표의 사임 배경에 대해 “개인적인 이유로 안식년을 요청해 사임했고,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CJ ENM 커머스 부문 관계자는 “윤상현 대표는 그룹 내 전략 관리 전문가”라면서 “2022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원플랫폼 전략’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 수익성을 개선하고 신사업 성과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취급고 3조 75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감소했으나 TV홈쇼핑 업계와 비교하면 유일한 취급고 성장을 일궜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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