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갈라파고스 ‘한국의 갈라파고스’로 불리는 굴업도. CJ그룹 관계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15년까지 대규모 휴양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
‘원형의 섬’, ‘서해의 보석’으로 알려진 굴업도를 둘러싸고 또 다시 대기업과 환경단체 사이가 시끄러워지고 있다. CJ그룹은 굴업도에 대규모 휴양관광단지를 조성하려 하고 환경단체들은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최근 ‘CJ의 로비설’과 환경단체 간 잡음이 일어나면서다. 일부에서는 CJ의 사업 재개 움직임까지 주시하고 있다.
굴업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씨앤아이는 이재현 CJ 회장과 자녀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개발회사다. 지난 8월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에 따르면 씨앤아이의 내부거래 비중은 97.17%. 대부분 매출을 내부거래에서 얻는 ‘가족회사’인 셈이다. 씨앤아이 측은 “사업을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사전환경검토서를 다시 제출하는 수밖에 없고 그 시기는 빨라야 내년”이라고 말했다.
굴업도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모두 담고 있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는 별칭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이 CJ의 굴업도 개발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지난 2월 11일 굴업도에서 안타깝게 실족사한 고 이승기 한국녹색회 정책실장은 생전에 “굴업도가 내 무덤이 될지언정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인천시는 물론 문화·예술인들도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을 통해 굴업도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CJ 측은 개발 사업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씨앤아이 관계자는 “당초 계획의 수정이 있을 뿐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굴업도의 98.2%를 소유하고 있는 씨앤아이는 한때 굴업도에 철조망을 치면서 출입을 통제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지금은 개방한 상태. 문제는 인천시와 환경단체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대기업의 굴업도 개발사업을 반대해왔던 것에 균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 인천시의 경우 “그런 일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환경단체 사이에서는 이미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CJ와 법무법인 화우의 로비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로비설에 대해 씨앤아이 측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우리가 로비를 할 상황도 아니고 대형 로펌이 나서서 로비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법무법인 화우 역시 “금시초문”이라며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소송 외에 화우가 CJ와 관련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지키려는 자와 개발하려는 자, 굴업도를 둘러싼 양쪽의 기싸움은 여전히 팽팽하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