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컴백 앞두고 여론전 불붙인 하이브…“아티스트 보호 안 하는 건 어느 쪽이냐” 비난도
5월 2일 어도어는 공식입장을 내고 앞서 하이브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및 배임 행위의 근거라고 주장한 데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어도어는 "이미 여러 차례 언론과의 대화 과정에서 뉴진스 노력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이브가 아티스트의 소식이 아닌 다른 이슈를 확산시키는 언론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 드린 바 있다. 하이브도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라며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언론을 통해 반박을 재개하는 부분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 이런 하이브의 반박 이후에도 어도어는 아티스트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고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이슈들로 대중들의 혼란이 가중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공식입장을 내게 된 배경을 밝혔다.
먼저 하이브 측이 이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지목한 '경영권 탈취'에 대해 어도어는 "헛된 주장"이라며 "하이브가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이브와의 지속적인 갈등 속에 나온 '상상'이다. 그와 관련된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도, 실행도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하이브의) 감사가 시작되고 흑색 여론전이 심각해지자 민희진 대표의 안위가 심히 걱정된 (어도어) 부대표는 하이브의 주요 경영진을 찾아가 일방적 여론전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하이브 경영진은 지금 민 대표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며 '피소될 경우 실무자인 네가 꼬리 자르기를 당하면 물어내야 할 피해액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 '가족을 생각하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하이브에 협조하라고 회유했다"고 밝혔다. '협조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며 부대표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정보제공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했고 이 다음날 부대표의 카톡이 언론에 공개됐다는 것이다. 이 부대표는 하이브가 고발장에 적시한 민 대표 및 어도어 경영진 등 피고발인 가운데서 제외된 상태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어도어 측은 이어 "하이브는 대화가 오고 간 내용의 앞뒤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애초의 목적이 경영권 탈취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짜깁기했으며 이를 의도적으로 언론에 대대적 보도했다"라며 "민희진 대표의 '이건 사담이어야 해' 발언도 해당 내용과 전혀 연관이 없는 발언을 짜깁기 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인센티브'가 20억 원이라고 밝힌 것을 '연봉'이라고 호도한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어도어 측은 "인센티브 20억 원은 어도어 설립 후 2년 만에 335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며 "인센티브 산정 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금액 자체가 아니라 인센티브 결정의 기준과 그 결정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인센티브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민 대표의 연봉, 인센티브, 주식보상을 언급하며 논점을 흐리는 것은 "하이브에서 민희진 대표가 금전적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는 거짓 프레임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어도어 측의 주장이다.
하이브의 어도어에 대한 일련의 감사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고 짚었다. 어도어 측은 "4월 22일 오전 10시 박지원 하이브 CEO가 어도어의 내부고발 이메일에 회신했다고 한다. 동시에 하이브는 어도어 부대표 노트북을 압수하는 등 감사를 시작하고,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며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그러더니 바로 몇 시간 뒤 어도어 경영진에 전격 감사권을 발동했다는 뉴스 기사가 연이어 보도되고 다음 날에도 마치 실시간 중계처럼 하이브의 인신공격성 언론활동으로 인한 기사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민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연일 보도됐지만, 하이브 측이 민 대표의 내부고발 이메일에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도어 측은 이어 "도대체 어떤 상장회사가 내밀하게 진행해야 할 감사 내용을 대외적으로 떠벌리고,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편집해 가며 실시간 중계처럼 보도하나? 더구나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는 컴백을 앞두고 있었다"라며 "이러한 감사권 발동은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불철주야 일하고 있던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구성원의 업무 진행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감사 과정에서 어도어 측 PC와 노트북을 전부 반납 받은 뒤 즉시 새로운 노트북을 지급하고 기존 자료들을 다운 받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하이브 측이 반박했으나 부대표들의 노트북은 기존 업무 자료들을 다운로드 받을 시간도 없이 압수됐다고도 덧붙였다. 비상식적인 압수과정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이브 측이 주장하는 민 대표의 배임과는 별개로 국내외 K팝계의 가장 뜨거운 시선이 모이고 있는, 뉴진스의 활동과 이에 대한 하이브의 '훼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도어 측은 "하이브는 이미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 때부터 대외적으로 뉴진스를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표명했다. 이는 뉴진스 부모님들, 당시 어도어의 임직원이 증인으로 모두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결국 사쿠라, 김채원의 영입과 함께 르세라핌이 하이브의 첫 걸그룹이 됐고, 하이브가 '하이브의 첫 걸그룹'이란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하이브는 거짓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민희진 대표는 지분을 포기하며 어도어 설립 요청을 했고 설립시 각종 분쟁을 견뎌내며 뉴진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전시켜 데뷔시키게 됐다"며 "이러한 뉴진스 데뷔 과정에 대한 진실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는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행해진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지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진스의 데뷔 직전 홍보를 방해했다는 폭로에 대해 앞서 하이브 측은 "사쿠라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사실과 뉴진스 멤버 구성에 대한 정보도 함께 노출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 "르세라핌과 뉴진스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어도어 측은 "어도어 데뷔팀이 '신인으로만 구성된 팀'이라고 밝히는 것이 사쿠라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어도어 데뷔 멤버 구성 정보가 노출된다는 것이 어떤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실제로는 홍보기간에 대한 협의가 없었고 당시 하이브는 시장에 르세라핌이 민희진 걸그룹일 수도 있다는 혼선을 주고 싶어 했으며 그에 따라 어도어에 뉴진스 홍보를 하지말아 달라고 박지원 대표가 민희진 대표에게 전화와 SNS를 통해 노골적으로 부탁해 온 사실이 있다"고 일축했다.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이 불거지기에 앞서 민 대표와 하이브는 주주간계약의 '독소조항'을 놓고 수정을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이 같은 계약 내용이 '노예 계약'과 유사하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하이브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어도어 측은 "민 대표는 경업금지조항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업금지의 대상 사업과 기간이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현재 주주간계약은 그렇지 않다"며 "현재 주주간계약의 불합리성은 무엇보다도 민 대표가 주식을 더 이상 보유하지 않아야 하는 경업금지조항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데 있으며 이런 불공정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반박문을 통해 지난해 12월 '계약서상의 매각 관련 조항에 해석의 차이가 있고, 해석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내용은 어떤 법률인이 봐도 해석이 모호하지 않고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동의를 얻어 모든 주식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라며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지난해 12월에 보냈다고 하지만 올해 3월 중순이 돼서야 해당 내용이 포함된 수정 제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풋옵션 등 하이브 측이 '민희진 대표의 금전적 욕망'의 근거라고 주장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하이브는 풋옵션과 관련해 민 대표가 30배수를 주장했다며, 마치 현재의 갈등이 금전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호도하나 30배수는 차후 보이그룹 제작 가치를 반영한 내용으로 여러 가지 불합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던 주주간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의 제안 중 하나일 뿐이었으며 협상 우선순위에 있는 항목도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또한 하이브는 지난해 3월 주식매매계약과 주주간계약 체결 당시 민 대표에게 추가적으로 어도어 지분 10%를 스톡옵션으로 약속했다. 그런데 법률자문 결과 스톡옵션은 상법상 주요주주인 민 대표에게는 부여가 불가능하단 점을 알게 됐다'며 "이러한 스톡옵션은 민 대표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하이브가 제안한 것이었다. 민 대표로서는 하이브가 기망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경업금지의무를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어도어 측은 "하이브는 8년 동안 의무적으로 재직하고 퇴직 후 1년 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며 풋옵션은 그 기간에 맞춰 단계별로 나눠 행사할 것을 제안한 것"이라며 "하지만 주주간 계약 협상이 진행되던 중 아일릿 관련 논란(뉴진스 카피)이 벌어졌고 현재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하이브의 제안에 대해 민 대표가 거절 의사를 밝히기는 커녕 관련 입장을 전달한 바도 없었는데 하이브가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브의 '뉴진스 홀대' 역시 현 상황에서 명백히 드러난다고 짚었다. 어도어 측은 "지난 4월 22일 갑작스런 감사와 함께 감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이를 발표한 것은 하이브"라며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불가능한 '경영권 찬탈' 등을 주장하며 어도어의 입장을 내부적으로 들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이 이슈를 터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아티스트를 언급하지 말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하나 내부적으로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밖으로 꺼내 민 대표와 어도어를 공격하는 것이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에 영향이 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레이블의 매니지먼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으로 자신들의 경영상의 잘못된 판단을 가리기 위한 궤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는 5월 24일 컴백하는 뉴진스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활동 지원에 여력을 다할 것"이라며 "하이브가 스스로 주장한 바와 같이 IP를 보호하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흑색 선전을 멈추고 어도어가 온전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뉴진스는 지난 4월 27일 신곡 '버블 검'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컴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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