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전세사기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길이 무엇일지 다시 한번 신중하게 고민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야당발 개정안의 핵심인 ‘선구제 후회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여 보증금 일부를 우선 돌려준 뒤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 개정안은 피해자가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의 공공 매입을 신청하면 채권 매입기관이 ‘공정한 가치 평가’를 거쳐 채권을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는 보증금 채권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과 절차가 미비한 상태여서 법이 통과되더라도 현실적인 시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장관은 “(야당의 개정안은)마치 신속한 구제가 이뤄질 것처럼 보이지만, 제가 볼 때는 실현이 굉장히 어렵고 행정부가 무리해서 안을 만들어 가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피해주택이 경매에 넘어가 낙찰받은 사람이 나가라고 하면 피해자는 쫓겨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한다면 국토부 수장인 제가 맡아 집행해야 하는데, 집행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실무적으로 굉장히 집행이 지난한 법”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 구제에 청약저축 등으로 조성된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하는 것은 다른 사기 피해자 구제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며 특별법 개정안을 반대해왔다.
박 장관은 “특별법 개정안은 국민 부담을 어느 정도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담을 질 국민들도 상세하게 내용을 알아야 한다”며 “내 돈이 어떻게 지원되는지, 그것을 찬성해 줄 만한 일인지에 대한 충분한 국민적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