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대부분 중국 국적이라 주요 이슈로 다뤄…리튬전지 업계 안전 경각심 목소리 높아
환구시보에 따르면 싱하이밍 주한대사는 화재가 발생한 24일 밤 11시쯤 현장을 방문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한국 언론과 경찰 발표 등에 따르면 화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23명 중 17명이 중국 국적이다.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 당과 정부가 이번 사건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국 관련 기업들이 뼈아픈 교훈을 얻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6월 25일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났다. 싱하이밍 대사는 윤 의원에게 “부상자 치료와 희생자 수습, 사고 조사 등의 업무에 신경써주시길 촉구한다”면서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이 100만 명가량에 달한다. 한국 기업과 부처가 중국인의 신변 안전과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대사관은 화재 후 한국에 들어와 있는 기업과 기관 등에 공문을 보냈다. 여기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의사항이 담겼다. 첫째, 안전의식을 강화하고 한국 정부 및 대사관이 발표하는 알림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안전 위험을 적시에 조사하고 허점의 시정을 강화하며 비상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셋째, 전기설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비상탈출 경로 파악 및 소화기 사용방법을 익힌다. 마지막은 자신의 연락처, 주소 등을 지인과 친척에게 알린다. 이와 함께 위급 시 비상연락망도 첨부됐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으로 기자를 파견해 화재 소식을 전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에 머물며 일하고 있는 중국인 근로자들을 인터뷰해 보도하고 있다. 한 식품회사 생산라인 업무를 하고 있는 린펑은 지무일보 인터뷰에서 “우리 공장의 중국인은 대부분 결혼한 중년 여성들이다. 세금 등을 제하면 250만 원 정도”라면서 “한국의 물가가 비싸긴 하지만 절약하면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린펑은 잔업과 야근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린펑은 “주 5일,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가 정상 근무다. 하지만 거의 저녁 9시쯤 퇴근한다. 토요일에도 야근을 하고, 일이 없으면 5시쯤 끝난다”면서 “일이 힘들기 때문에 독신 젊은이들은 오지 않으려 한다. 같이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은 매우 알뜰하다”고 했다.
인터넷언론 ‘관찰자망’은 이번 화재의 원인 등을 자세히 분석한 기사로 뜨거운 관심과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베이징황금경제발전연구센터의 한 연구원은 관찰자망 인터뷰를 통해 이번 화재에 대해 “리튬 공장의 장기 적자로 인한 과도한 비용 절감이 화재의 주원인”이라고 했다.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은 현재 큰 폭의 적자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1인당 연간 생산액은 10만 위안(1900만 원)에 불과하다. 안전 교육, 화재 장치 등이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임금이 저렴한 조선족을 대거 채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리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한 조선족은 “임금은 시간당 50위안(9500원) 정도다. 조선족들의 경우 말이 통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더 선호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관찰망은 피해가 유독 참혹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아리셀이 만드는 리튬전지 배터리는 주로 군용 물품에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 라디오, 어뢰, 미사일 등이다. 그만큼 폭발의 위력이 크다는 뜻이다. 또한 리튬전지의 경우 온도 상승 시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수분과 만나면 수소를 생성해 위험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한다. 실제 화성 화재의 경우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현장을 휩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찰망은 이번 화재를 인재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렸다. 아리셀 측이 인력과 생산 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했다면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위험한 고출력 군용 배터리를, 면적이 크지도 않은 작업장에서 많은 직원들이 밀집해 일을 하다가 피해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무 환경,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안전·소방 교육, 조립과 창고가 섞여있는 작업장 배치 등 의심할 여지없이 중대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리튬전지 점유율 1위인 중국의 비상관리부는 수년 전 ‘리튬전지배터리 생산업체 안전규범’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창고, 작업장 등은 독립된 구획이어야 한다. 또 자동화 생산라인은 별도의 안전보호구역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억위리튬에너지 제품개발부의 한 연구원은 “과거 배터리 성능을 실험할 때 자주 폭발사고가 있었다. 이를 막기 위한 핵심 기술을 고안해낼 때까지 수많은 실험을 거쳐야 했다. 아리셀이 그런 기술을 갖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관찰자망은 한국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리튬전지 업체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의 연구원은 “원가절감과 안전 사이의 균형은 리튬전지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나친 원가 절감은 기업의 장기적 발전 잠재력을 훼손하는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중대한 사고는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다. 안전은 리튬전지 업체들 생존 발전의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6월 25일 중국 배터리업체 닝더타임스 쩡위진 회장은 한국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안전하지 않은 배터리는 최악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업계는 단지 기술뿐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의 성능도 겨뤄야 한다. 비용 절감, 효율 증대가 아무리 시급하더라도 안전이라는 가치는 타협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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