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영상 생중계 돈벌이 목적 시작…6개월여 걸으며 “돈보다 중요한 감동 얻어”
오후 9시 무렵, 마웨이가 비틀거리며 간쑤성의 난룽진에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마웨이의 도착을 보기 위해 모여든 그의 가족, 친구, 팬들이었다. 이들은 ‘귀향을 축하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마웨이를 맞았다. 마웨이의 팬들도 중국 전역에서 몰려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날 마웨이는 길을 재촉하느라 한 끼도 먹지 않았다. 도착했다는 기쁨보단 배고픔이 더 컸다고 한다. 마웨이의 모친은 집으로 돌아온 마웨이에게 닭고기 비빔국수를 만들어줬다. 마웨이는 국수 세 그릇을 비운 후 눈물을 흘렸다.
마웨이는 하이난의 싼야에서 시작, 광둥-후난-후베이-허난 등을 거쳐 집으로 왔다. 폭염, 폭우, 황사 등 극한 날씨로 고생을 했다. 신발은 닳아서 여러 켤레를 갈아 신었고 잠은 컨테이너와 폐차, 수레 등에서 잤다.
먹는 것도 골치였다. 마웨이는 주로 감자, 밥 등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러다 조리도구를 구입해 길거리에서 직접 요리를 했다. 마웨이의 길거리 ‘먹방’은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마웨이 모친이 보내준 양고기 요리는 많은 호응을 받았다.
휴대전화 충전 등 전기는 곳곳에 설치돼 있는 충전소를 활용했다. 그는 동선을 짤 때 충전소 위치 파악을 최우선으로 뒀다. 급할 땐 지나가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처음엔 애를 먹었지만, 마웨이 이름이 알려진 후엔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마웨이가 출발한 하이난은 연중 따뜻한 곳이다. 그래서 처음엔 가벼운 복장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고향으로 갈수록 매서운 추위가 마웨이를 힘들게 했다. 허난성을 지나갈 땐 대폭설이 내렸다. 마웨이는 시장에서 산 털모자, 장갑 등 방한 장비를 갖추고 걸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얼어붙은 눈길에서 미끄러지는 일도 빈번했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2월엔 한 팬이 솜으로 만든 신을 선물해준 덕분에 발이 얼지 않았다.
후베이성에선 큰 비를 만났다. 수레에서 잠든 후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신의 몸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온몸이 젖은 상태였다. 마웨이는 깨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있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간쑤성 일대의 황사 역시 매일 걸어야 하는 마웨이에게 고역이었다. 마웨이는 “입과 코, 얼굴은 온통 흙 투성이었다”고 떠올렸다.
고향에 도착했을 때 마웨이는 살이 12kg나 빠져 있었다. 원래 말랐던 체형의 마웨이는 뼈밖에 남지 않았다. 얼굴도 새까맣게 탔다. 그와 모친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본 지인은 “엄마가 너보다 더 어려 보인다”고 놀렸다. 이에 마웨이는 “도보의 대가”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 소식이 많은 화제를 모으자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도대체 마웨이는 왜 걸었을까. 마웨이는 “그동안 살면서 많은 일을 했다. 15세에 학교를 그만둔 후 안 해본 게 없다. 그러다 하이난에서 노점상을 차렸는데 실패를 맛봤다. 큰 슬럼프가 왔다. 그러다 머리도 식힐 겸 걷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걷기에 재미를 붙인 마웨이는 이를 이용해 돈을 벌어보자고 생각했다. 간쑤성까지 걸어가는 장면을 방송으로 중계하자는 아이디어였다. 마웨이는 매일 정오부터 자정까지 걷는 장면,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상으로 내보냈다.
처음엔 구독자가 별로 없었다. 걷기 시작한 지 20일 동안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기간 수입은 물론 없었다. 하지만 소문이 나면서 차츰 인기를 얻었다. 그가 200여 일 동안 거둔 수입은 3만 위안가량(564만 원)이다. 마웨이는 이 돈으로 걷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했다. 마웨이는 “처음엔 돈을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하다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감동을 받았다. 낯선 사람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 때마다 그랬다”고 말했다.
마웨이의 모친은 가장 열렬한 구독자이자 팬이다. 모친은 일을 마친 후 퇴근하면 생중계가 끝날 때까지 시청한다. 모친은 “내가 이혼을 한 뒤, 혼자서 마웨이와 여동생을 키웠다. 마웨이는 어린 시절부터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했다.
마웨이는 집에서 5일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걸었다. 그는 6월 4일 생방송을 통해 “고향의 여러 현을 돌아다니며 특색들을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간쑤에서 베이징까지 도보로 이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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