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손잡았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이번엔 모녀 손…최대주주 오른 신 회장 경영 참여 가능성도
소형굴삭기를 조립하는 한양정밀은 1985년 설립됐다. 2010년 인천 주안공단에서 김포시 양촌읍 학운리로 본사와 공장을 모두 옮긴다. 신동국 회장이 100% 지분을 모두 가진 개인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878억 원에 순이익은 60억 원이다. 자산은 2000억 원이 넘지만 부채는 320억 원 남짓이다. 덩치는 작지만 꾸준히 흑자를 내온 덕분에 자기자본은 1800억 원, 이익잉여금은 1300억 원에 육박한다.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 모녀가 가진 한미사이언스 지분 444만여 주를 산 값은 1644억 원으로 주당 3만 7000원꼴이다. 한양정밀 순자산을 다 털어야 겨우 살 수 있는 규모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868만여 주를 개인주주로서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4일 종가(3만 3200억 원) 기준 2881억 원이다. 신 회장이 한양정밀에서 돈을 구한 것이 아니라면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을 담보로 이번 거래에 필요한 자금을 구할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이 차입까지 일으키며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입한 이유는 뭘까.
임성기 회장이 2020년 8월 별세하면서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가족은 약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 부담을 안게 됐고 이 중 절반가량 남아있는 상태다. 송영숙 회장이 약 1000억 원, 임주현 부회장이 약 500억 원의 상속세를 더 내야 한다.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기도 했다.
모녀는 이번에 신동국 회장에게 지분 444만 주를 팔고 특수목적법인(SPC)에서 216만 주를 넘기고 660억 원을 빌리면서(환매조건부 매도) 2300억 원을 확보했다. 상속세 걱정을 거의 다 털어낼 만한 액수다. 문제는 지분율이다. 모녀가 신 회장에게 넘긴 지분은 6.5%다. 신 회장은 지분 18.93%를 확보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번 거래 후 송 회장 모녀에게 남는 지분은 868만 주다. 지분율로 보면 송영숙 회장 6.16%, 임주현 부회장 9.7%다.
주주 간 계약에 의해 이사회 구성 및 의결권 공동행사, 우선매수권 및 동반매각참여권 등을 약속했지만 칼자루를 쥔 쪽은 신동국 회장이다. 신 회장은 앞선 주주총회에서는 송 회장 모녀에 맞서 임종윤·종훈 형제의 편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형제와 신 회장 간에는 공식적인 주주간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원포인트 연합이었던 셈이다.
신동국 회장 측은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상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상의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 모녀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약속했지만 신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송영숙 회장 모녀가 신동국 회장을 견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신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면 송 회장 모녀가 이를 우선매수할 권리는 있지만 자금 마련이 문제다.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해서 29.07%를 가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편에 서거나 중립을 선언해도 경영권은 다시 바뀔 수 있다. 결국 신 회장은 한미약품이 OCI로 넘어가는 것은 막으면서 회사 지배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 모양새가 됐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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