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데팡스 아레나’ 럭비구장 개조해 만들어…수심 얕고 물살 거칠어 “바다 수영하는 기분”
가령 남자 평영 100m 세계기록(56초 88) 보유자인 영국의 애덤 피티는 23일 열린 평영 100m 결승전에서 59초 0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티는 “기록적인 면에서 보면 이상한 대회인 듯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영국의 수영선수인 제이콥 휘틀(19)은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수영하는 것과 바다에서 수영하는 게 비슷하다고 말했다. 100m 자유형 준결승전 진출에 아깝게 실패한 후 가진 ‘더선’ 인터뷰에서 그는 “수영하기 너무 힘든 경기장이다. 특히 바깥쪽 레인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물론 수영하기에 더 좋은 수영장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은 수영장도 있다. 그런데 이 수영장은 물살이 좀 심하고, 수심이 얕아서 이상하게 느껴진다”라고 불평했다. 요컨대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얕은 수심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라 데팡스 아레나의 수심은 2.15m로, 이는 세계수영연맹이 권장하는 올림픽 수영장의 최소 2m 기준은 충족한다. 하지만 세계수영연맹이 권장하는 규격인 수심 3m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전 여섯 번의 올림픽 대회 수영장의 수심은 모두 3m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 걸까. 수영장의 수심이 얕을수록 선수의 스트로크나 발동작으로 발생하는 물살은 더욱 거칠어지게 된다. 그 이유는 바닥에서 튕겨 올라오는 물살의 반동이 더욱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저항이 심할 경우 선수들의 체력 소모는 심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좋은 기록을 내기가 힘들어진다. 휘틀은 “턴을 할 때마다 특히 물살이 거칠어진다. 물론 그렇다고 극단적이진 않다. 0.1초 정도의 차이다. 이 부분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라며 아쉬워했다.
수심이 얕은 수영장의 또 다른 문제점은 경기 장면을 촬영하는 수중 카메라와 장비들이 수영 선수들에게는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데 있다. 이 경우 선수들의 집중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무려 2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지도했고, 지금은 프랑스의 영웅 레옹 마르상을 지도하고 있는 밥 보우만 코치(59)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세계 기록이 나오리라고 믿는다. 단, 상당히 뛰어난 수영 실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 데팡스 아레나의 수심이 낮은 이유는 사실 이곳이 본래 수영장으로 건설된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럭비 경기나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를 개최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경기장을 탱크에 물을 채우는 식으로 개조해서 만든 수영장이다.
그런가 하면 오히려 수심이 얕은 수영장을 선호하는 선수들도 있다. 200m 자유형에서 0.02초 차이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매트 리차즈는 “나는 수심이 얕은 수영장을 좋아한다. 턴을 도는 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깊은 수영장에서는 벽에서 느껴지는 반동이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진다”라며 만족해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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