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곡 모두 작사·작곡한 새 미니 앨범 ‘SuperSuper’ 발표…다시 한 번 팬들 기대에 부응
이 정도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연락이 오는 게 아닐까. 한 편의 히어로물을 연상케 하는 영탁의 컴백 타이틀곡 ‘슈퍼슈퍼’ 뮤직비디오가 높은 완성도로 팬들에게 전달됐다. 레트로한 소품들로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미술적 감각도 뛰어나고 애니메이션까지 활용해 히어로물 본연의 재미까지 적절히 살렸다.
뮤직비디오는 어린 시절의 영탁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의 시선과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영탁의 시선이 합쳐져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초인적인 존재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한 명의 히어로가 빌런을 물리친다는 할리우드식 히어로물은 아니다. 아이와 영탁 그리고 모든 시민들이 힘을 합쳐 초인적인 힘으로 빌런을 물리친다.
이들이 물리친 것은 빌런으로 묘사되기는 했지만 빌런이 아닌 사회에 적응해 꿈을 잃어버린 우리 모두의 일상이다. ‘슈퍼슈퍼’의 가사는 어른이 되면서 묻혀 버린 소년의 꿈을 꺼내놔야 누구라도 품고 있는 슈퍼슈퍼 에너지로 꿈을 향해 걸어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새 나 이제 말 잘 듣는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내 안에 무언가 꿈틀꿈틀하네’라는 가사에서 이런 주제 의식을 잘 느낄 수 있다.
컴백 타이틀곡 ‘슈퍼슈퍼’ 자체도 매우 뛰어난 곡이다. 9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 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영탁은 “수험생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수능 금지곡’으로 불리게 된다면 기분 좋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슈퍼슈퍼’의 반복적인 멜로디는 중독성이 상당히 강하다. 기자 역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처음 ‘슈퍼슈퍼’ 무대를 접한 뒤 며칠 동안 입안에서 ‘슈퍼슈퍼’ 후렴구가 떠나지 않았을 정도다. 영탁은 ‘슈퍼슈퍼’를 “노동요로 딱인 노래다. 듣자마자 힘이 나고 도파민이 터진다”며 “기본적으로 영탁을 대변하는 장르”라고 설명했다.
영탁은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미디어 쇼케이스 무대에 섰다. 벌써 세 번째 앨범 발표임을 감안하면 매우 늦은 첫 미디어 쇼케이스다. 영탁 역시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무대에 올라오기) 5분 전부터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2020년 초 TV조선 ‘미스터트롯1’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른 영탁이지만 막걸리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년 동안 이어진 예천양조와의 법정 분쟁은 대법원까지 가서 지난 6월 끝이 났다. 영탁 측의 최종 승소. 겪지 않았어도 될 괜한 분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영탁이 웃었다. 그렇게 부담을 털어 놓고 영탁은 ‘슈퍼슈퍼’하게 돌아왔다.
영탁은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에서 다른 트롯 가수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갖고 있다. 그만큼 앨범에 공을 많이 들인다. 한두 곡만 담은 미니앨범이 아닌 매번 다양한 곡을 담아 앨범을 낸다. 1집 앨범에는 8곡, 2집 앨범에는 10곡을 담았던 영탁은 이번 앨범‘SuperSuper’에 타이틀곡 ‘슈퍼슈퍼’를 비롯해 5곡을 담았다. 5곡 모두 영탁과 작곡가 지광민이 작사와 작곡, 편곡을 공동 작업했다.
이번 앨범 두 번째 수록곡은 ‘사막에 빙어’다. 이지리스닝 계열의 팝 R&B 장르 곡으로 영탁 특유의 리듬감이 돋보인다. 영탁은 “제목이 ‘사막의 빙어’가 아닌 ‘사막에 빙어’다. 사막에 적응해서 사는 사막‘의’ 빙어가 아닌 사막‘에’ 살지 않는 빙어를 통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동떨어진 듯한 이질적인 감정을 느끼는 상황을 풀어낸 곡”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곡 ‘사랑옥’은 피리로 시작되는 국악풍 인트로와 고전시가를 연상케 하는 노랫말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영탁은 “한 방에 바로 불러진 착붙곡”이라며 “팬분들도 ‘이거 완전 영탁인데’, ‘이제 영탁인데’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 곡은 감성 발라드 곡인 ‘가을이 오려나’다. 영탁의 감미로운 보컬이 애절한 가사를 만나 차갑고 쓸쓸한 느낌을 더한다. 영탁은 “언젠가부터 너무 처져 발라드를 잘 안 부르는데 오랜만에 발라드를 한 곡 썼다”면서 “(곡을 쓸 때는) 여름이었데 바람이 불어 가을을 먼저 느끼며 받은 감정들을 발라드로 풀어봤다. 생각보다 잘 나와 팬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곡은 ‘Brighten’. 밴드 사운드의 브릿팝 곡으로 전체적인 가사 내용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나가자는 약속을 담은 밝은 곡이다. 영탁은 “대놓고 영국에서 작업한 곡인데, (작곡가 지광민과) 둘이 방에 누워 있는데 창문을 열어뒀더니 바람이 솔솔 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과일을 먹다가 30분 안에 만들어진 곡으로 한국에 돌아와 편곡하고 세션을 추가해 만든 곡”이라며 “늘 누군가 옆에서 힘이 돼 주는 분들, 제게는 가족과 팬분들인데 그런 분들과 함께 있음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싱어송라이터답게 곡에 대한 영탁의 해설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서 느낌과 곡을 직접 만든 작사·작곡가의 느낌이 잘 조화돼 있었다. 그만큼 한 곡 한 곡 정성을 다해 만들어낸 곡들로 영탁은 거듭 이 노래들을 선물받을 팬들과 교감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미디어 쇼케이스는 영탁의 노래에 대한 애정과 팬들에 대한 사랑이 매순간 확인되는 자리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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