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채널이란 인터넷이나 홈쇼핑, 전화 등을 통해서 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설계사를 만나지 않고 가입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대면 채널은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으므로 사업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그만큼 보험료가 저렴하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지 손쉽게 가입할 수 있기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없다.
그러나 비대면 채널은 상담원이 소비자를 방문하지 않고 전화로 짧은 시간에 상품을 설명해주므로 충분히 알지 못하고 가입해서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보험사가 설계사와의 상품 충돌을 우려해 상품 구색을 갖추어 놓지 않거나 사업비를 많이 부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비대면 채널은 보험 소비자가 상품 내용을 정확히 알고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어야 소비자에게 유리한 판매방식이라 할 수 있다.
보험 선진국인 호주의 경우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보험설계사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동차보험시장에서는 20% 이상 높은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사들도 본격적으로 인터넷으로 보험을 판매하는 온라인 전업사를 설립하고 있다. 벌써 4~5개사가 내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의 설문조사 결과 앞으로 비대면 채널로 보험을 가입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는 75.2%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비대면 채널로 보험을 가입하는 이유는 ‘보험료가 저렴해서’가 53.6%,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어서’가 24.6%였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한 가입’을 비대면 채널의 최대 장점으로 꼽은 것이다.
현재 비대면 채널인 홈쇼핑, 텔레마케팅, 인터넷으로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는 23%로 꽤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반면에 비대면 채널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아서(3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비대면 채널 가입 만족도를 보면 7점 만점에 평균 3.67점으로 아직은 점수가 낮다.
케이블TV를 틀면 쉴 새 없이 보험상품을 광고한다. 홈쇼핑으로 보험을 판매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IT 기반이 확실하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이 완벽하게 구축된 국가는 흔치 않다.
인터넷 발품만 팔면 어떤 상품을 어떻게 조립해서 보장은 어떻게 받고, 보험료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손쉽게 알 수 있다. 스스로 알아서 설계하고 가입할 수 있다면, 쓸데없이 보험설계사에게 많은 수당을 주고 보험을 들 필요가 없는 셈이다.
아직은 비대면 채널의 상품 구색이 미흡하지만, 전업사가 생기고 경쟁이 시작되면 소비자가 직접 드는 보험이 대세가 될 것이다.
시장에서는 완전경쟁이 최선의 소비자 권익 증진의 수단이다. 경쟁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소비자선택권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