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신호 회장(왼쪽)과 이건희 회장 | ||
강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연임에 대한 고사를 강 회장 본인의 의지라고만 볼 수는 없었다. 지난해 황혼이혼 송사와 아들과의 경영권 분쟁 때문에 전경련 안팎에서 강 회장의 연임 불가론이 공론화됐던 바 있다. 한때 연임 의향을 밝히기도 했던 강 회장은 지난해 말 입장을 바꿔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해 말 “이건희 회장을 찾아가겠다”며 이건희 삼성 회장 추대론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력한 후보였던 조석래 회장의 취임을 막은 계기가 된 70대 불가론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강 회장의 세 번째 임기 취임 가능성의 불씨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체면이 땅에 떨어진 강 회장으로선 전경련 회장직을 세 번째로 맡게 될 경우 명예회복을 도모할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는 셈이다. 강 회장은 4대 재벌 총수들이 전경련에 다소 소홀한 점을 지적하는 질문에 항상 ‘4대 재벌 총수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밝혀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매진하기로 한 이건희 회장이 강신호 회장 재추대 의사를 밝혀온 점은 강 회장의 자신감을 부추기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조석래 효성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입성이나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70대 불가론 발언을 ‘후방에서 지원한’ 인사들이 그동안 강신호 회장의 연임 불가를 설파해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연임 가능 발언에서 연임고사와 이건희 회장 추대로 입장을 바꿨다가 얼마 전엔 조석래 회장 지지 입장을 밝혔던 강 회장이 전경련 차기 회장과 관련해 다시 한번 입장을 바꾸게 될지 궁금해진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