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끈 충암파 놓고 동문들 격론장 열려…‘갈등 자제’ 호소 눈길
12월 5일 오후 충암고 총동문회는 네이버 밴드에 올린 공지를 통해 "총동문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밴드는 동문 간의 소통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더 나아가 동문과 학교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돼 왔다"며 "우리 모두 각기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질 수 있으나 밴드 내에서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폄하하는 글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갈등을 초래할 수 있기에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상과 철학은 누구나 논할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나와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배려를 더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며 "각자의 주장이 지나치게 강요되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다른 동문들의 입장을 조금 더 헤아려 주시는 성숙한 참여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밴드는 총동문회의 공식 소통 채널은 아니지만 많은 동문들이 활용하고 있고 특히 이번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관련 비판 글들이 다수 게시되고 있는 것에 총동문회 측이 직접 공지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앞서 윤명화 학교법인 충암학원 이사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과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등을 충암의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백만 번 선정하고 싶다"라며 "교무실로 하루 종일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스쿨버스 기사들에게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교명을 바꿔 달라는 청원까지(나왔다). 국격실추에 학교실추까지"라고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충암고 8회 졸업생이며, 대통령에게 계엄령을 건의한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다. 비상계엄을 논의한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이고, 계엄사령부 출범 시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국군 방첩사령부의 여인형 사령관과 대북 특수정보를 다루는 국군 777사령부 박종선 사령관 등 도 모두 충암고 출신이다.
이 같은 충암파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충암고 동문들 사이에서도 "동문회 차원에서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입장과 "그래도 (윤석열 대통령 등이) 동문인데 편들어 줘야 한다"는 옹호가 맞붙으면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동문회가 직접 나서길 바라는 여론도 형성됐으나 총동문회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 '자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충암고 총동문회 측은 시국을 고려해 오는 12월 13일 예정된 동문 송년회 '2024 충암인의 밤' 행사의 취소 또는 연기를 논의 중이다. 동문 대다수가 취소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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