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수로에는 청개구리, 참개구리, 맹꽁이, 두꺼비 등의 양서류가 산다. 봄이면 수면에 양서류 특유의 긴 알집을 볼 수도 있다. 부화한 올챙이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학생들의 체험학습에도 드물지 않게 이용된다. 특히 여름이면 짝을 찾는 다양한 양서류의 울음소리가 인근까지 울려 퍼진다.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도 생태수로는 자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포털사이트에서 ‘서울식물원 개구리’를 검색하면 ‘개구리 보는 재미가 있다’, ‘식물원 야간 산책 나갔다가 맹꽁이 소리를 들었다’는 게시글이 첫 페이지에 나올 정도로 생태수로의 양서류들은 서울식물원을 대표하는 야생생물 중 하나다.


실제로 현장에는 굴삭기 두 대가 생태수로 안으로 들어가 흙을 파내고 있었다. 생태수로를 잔잔히 흐르던 물과 수로 주변에 자라나던 다양한 식물들도 온데간데없었다. 수로 한편에 베어낸 풀들만 잔뜩 쌓여 있었다.
서울식물원 시설운영과는 수생식물이 과다 증식하게 되면 수면 면적이 줄어들고 생태계가 파괴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생태계를 위한 공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생태수로 공사로 양서류들이 서식지를 잃고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주민들은 10월 말경부터 서식지 인근에서 동면에 들어가는 양서류의 특성상 이번 공사로 인해 이들이 서식지를 잃거나 심지어 동면 중 죽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무 담당자의 말은 조금 달랐다. 시설운영과 담당자는 퇴수 당시 개구리가 있었냐는 질문에 “퇴수 시 미꾸라지가 있어 통으로 담아 다른 생태수로로 옮겼지만 개구리는 직접 못 봤다”라고 말했다.
만약 야생생물의 이주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공사로 인한 서식지 파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월 1일과 3일 두 차례 현장을 찾았지만 현장은 파란 막으로 가려져 있었고 풀 한 포기 없는 수로에서는 양서류의 서식지는커녕 생물이 살았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맹꽁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양서류로 지정돼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인해 개체수가 현격히 감소하거나 소수만 남아 있어 가까운 장래에 절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 야생생물로 법으로 지정해 보호·관리하는 법정보호종이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