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컨대 대규모의 디지털산업단지, 산업공단, 오피스타운이 대표적인 도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중심업무지구인 광화문이나 종로 등 전통적인 도심만 도심이 아니다. 한 도시에서 도심은 여러 곳에 있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 마포, 성수, 여의도, 강남 테헤란로, 구로 디지털단지, 판교 테크노밸리 등도 도심이 될 것이다. 거칠게 말해 아침저녁 바삐 출퇴근하는 젊은 회사원들이 북적이는 곳이 도심이다. 도심은 유동 인구가 많고 오피스건물이 밀집돼 대체로 역세권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앞으로 도심권 부동산은 인구 쇼크로 타격을 받는다고 해도 영향이 덜할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직주 근접형의 공간 소비 패턴이 정착하면서 배후 주거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의 가치와 유동 인구 간 상관성이 높은 상가 빌딩도 도심지역에 있는 곳이 자산 보존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다.
부가가치 생산의 중심 공간인 도심에서 멀어지는 부동산일수록 인구 충격을 심하게 받으므로 리스크가 큰 상품이 될 것이다. 나이 들어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서 교외로 탈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심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을 도심에 놔둬야 적어도 손해를 덜 보기 때문이다. 교외나 시골로 꼭 가고 싶다면 집을 사서 이주하기보다 전세로 살아라. 도심에 있는 부동산은 두고 떠나라. 이것이 인구 쇼크로부터 내 부동산 자산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한 번 더 주위를 둘러보라. 현재 어느 곳이 부가가치를 왕성하게 생산하는 곳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느 곳이 도심 후보지가 될지를….
집이든 땅이든 부동산은 ‘새소리’보다는 ‘차 소리’가 들려야 가격이 오르는 법이다. 어찌 보면 부동산 자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심 바라기’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온종일 오로지 해만 바라보는 들판의 해바라기처럼 말이다. 앞으로 도심 가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도심 회귀시대’를 넘어 ‘도심 몰입시대’가 올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시골의 논이나 밭 같은 땅에 재산을 묻는 것은 위험자산을 투자하는 것이다. 시골 땅은 부가가치 생산성이 많지 않은 데다 더욱 가속화하는 도시 쏠림 현상으로 활용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땅의 가치는 곧 개발 가치를 의미한다. 미래에 개발할 수 없다면 지리산 꼭대기의 땅이나 서울 한복판의 명동 땅이나 큰 차이가 없다. 토지는 개발 압력의 크기에 따라 값어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특별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시골 땅을 자산 확보 차원에서 매입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땅도 인구가 몰려드는 곳, 부가가치를 꾸준히 생산하는 지역이 자산관리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다. 토지시장에 대한 접근도 전원 지향적이 아니라 도심 지향적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
박원갑 박사는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부동산학 석사,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를 받았다. 한국경제TV의 ‘올해의 부동산 전문가 대상’(2007), 한경닷컴의 ‘올해의 칼럼리스트’(2011)를 수상했다. 현재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책 자문위원이다. 저서로는 ‘부동산 미래쇼크’,‘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등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