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주의 낮은 거래량은 이들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 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국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우선주 113개 종목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2만 1668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장 전체 하루 평균 거래량 31만 6299주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거래량이 100만 주를 넘는 우선주는 한 개도 없었다. 10만 주를 넘는 종목도 삼성전자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우, 대원전선우, 3개 종목에 불과했다. 하루 거래량 1만 주를 넘지 못한 종목은 93개에 달했으며, 거래량이 가장 낮았던 우선주는 ‘넥센우’로 단 1주 만 거래됐다.
우선주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대안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우선주는 통상적으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이익배당 우선순위가 높다. 회사가 적자여도 우선주 보유 주주에게는 배당금을 줘야 할 수도 있기에 배당을 우선순위에 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절대 배당금액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지 않거나 같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3분기 배당금액은 361원으로 같았다. 물론 우선주는 통상적으로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다. 이 때문에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시가배당률’이 보통주보다 높다. 이마저도 최근에는 옛말이 되어가는 듯하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3분기 기준 시가배당률 차이는 0.1%에 불과하다. 한화와 한화우는 지난해 시가 배당률이 2.9%, 2.5%로 오히려 보통주가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차라리 배당금이나 시가배당률이 높은 다른 종목을 찾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더 이득일 수 있다. SK그룹을 보면 SK와 SK우의 반기 기준 시가배당률은 1.0%와 1.2%였지만 그룹 내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시가배당률은 1.6%였다. 주가도 SK와 SK우는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였지만, SK텔레콤은 상승세였다.
ETF도 안정적인 배당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되고 있다. 2020년 1월 2일 기준 종목명에 ‘배당’이 포함된 ETF는 25개였으나 2024년 기준으로는 47개로 늘었다. 이들의 전체 시가총액도 같은 기준 1조 2613억 원에서 7조 698억 원으로 6배 가까이 성장했다. 47개 종목의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하루 평균 거래량은 17만 3494주로 같은 기준 우선주의 하루 평균 거래량보다 8배 더 많았다.

기업 입장에서도 우선주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배당 부담이 있고, 주주들의 눈치까지 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장된 161개 우선주 중 71개가 2000년 이전에 상장됐으며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각 18개, 19개 기업이 우선주를 상장하면서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새로 상장한 우선주(8개)보다 상장을 폐지한 우선주(12개)가 더 많다.
인기가 감소한 우선주들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지난달(12월) 30일 기준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우선주는 △삼양홀딩스우 △일양약품우 △태영건설우다. 월평균 거래량이 1만 주 미만인 상황이 1년 연속(2반기) 이어지면 기업은 우선주 상장을 폐지해야 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상장폐지 우선주는 12곳으로 집계됐다.

상장폐지까지 결정된 우선주들은 정리매매 기간에도 가격 급등락 현상이 벌어지면서 투자자들을 손실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은 상장폐지 전 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부여하는 제도다. 정리매매 기간엔 가격제한폭(±30%)을 적용받지 않아 주가 변동성이 더 크다. 게다가 정리매매는 30분 동안 호가를 접수한 뒤 한꺼번에 주문을 체결하는 방식이기에 투자자들이 대처하기가 더 어렵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규모가 큰 기업은 우선주 이외에 다른 여러 가지 자금 조달 수단들이 많기에 우선주를 통한 자금 조달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 기업들의 우선주 물량과 거래량이 너무 적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장을 폐지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면서 “다만 기업이 상장폐지를 원하지 않는다면 유통 물량 확보 대책을 마련하도록 금융당국이 더 세심하게 유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