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 유흥가에서 마약 사범 검거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유흥가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2020년에 비해 4.3배가량 급증했지만 마약 사범 총 검거 인원은 2020년 1만 2209명에서 2024년 1만 3512명으로 10%가량인 1303명이 늘었을 뿐이다. 2023년에는 총 검거 인원이 1만 7817명으로 급증했는데 그해 유흥가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686명으로 2024년보다 적다.
1년 사이 4305명이나 총 검거 인원이 줄어들었지만 유흥가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177명 늘었다. 전체적인 마약 사범이 줄어들었음에도 유독 유흥가에서만 마약 사범이 증가했다. 최근 5년 동안의 추세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유흥가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의 비율을 보면 2020년(1.6%)과 2021년(1.5%)에는 1%대였지만 2022년 3.7%로 급증해 2023년에도 3.9%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4년에는 6.2%로 더 늘었다.
여기서 언급된 유흥가에는 룸살롱 등 유흥업소도 포함되지만 아무래도 중심은 클럽이다. 경찰 역시 ‘클럽 등 유흥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클럽에서 몰래 마약류를 투약하는 이들도 많지만 아예 클럽이 마약 유통의 주된 창구가 되기도 할 만큼 은밀한 거래도 많이 이뤄진다. 2023년 8월 경찰관 추락사로 드러난 ‘서울 용산구 아파트 집단 마약 사건’ 역시 이태원 소재의 클럽에서 마약을 구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2024년 10월에는 룸살롱에서 손님들에게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의 마약을 손님들에게 판매한 영업부장이 검거됐다. 해당 영업부장은 손님들에게 마약을 예약받은 뒤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주문했다. 영업부장이 텔레그램으로 주문한 마약을 마약 공급책에게서 건네받은 장소는 서울 강남 소재의 클럽 앞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마약 공급책이 클럽 화장실에서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까지 밝혀냈다.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 업주는 “유흥가라는 표현을 쓰면 사람들이 룸살롱 같은 유흥주점을 먼저 생각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마약을 매우 경계한다”라며 “자칫 손님들이 몰래 마약을 투약하다 적발되면 업소도 같이 곤란해지는 데다, 열심히 일하던 애들(접대 여성)이 마약에 빠지는 일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룸살롱 업계에서는 2022년 7월에 발생한 유흥주점 접대 여성 사망 사건이 상당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손님이 접대 여성의 술잔에 마약을 몰래 탔고, 그 사실을 모르고 퇴근한 접대 여성은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인은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중독사. 몰래 술잔에 마약을 탄 손님 역시 교통사고를 내고 사망한 채로 발견됐는데 그 역시 사인은 메트암페타민 중독사였다.
서울 역삼동 소재의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가까운 데 위치한 업소에서 그런 일이 생겨 정말 많이 놀랐다. 그 일 이후 여성 종업원들에게 손님이 몰래 자신의 술잔에 마약류를 탈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됐었다”라며 “비싸고 구하기도 힘든 마약을 자기 혼자 하면 됐지 왜 남의 술잔에 몰래 탔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갔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클럽에서 그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문제는 A 씨가 운영한 지하 1, 2층 규모로 연 면적 990여㎡(300평)에 룸이 31개나 되는 대형 유흥주점이다. A 씨는 손님 유치를 위해 손님들에게 엑스타시와 케타민 등 마약류를 판매하며 별도의 투약 장소까지 제공했다. 마약 유통을 통해 수익을 올리며 이를 활용해 유흥업소 매출까지 상승시킨 셈이다.
이 사건은 유흥업계에서도 상당히 화제가 됐다. 앞서의 유흥업소 관계자는 “과거에도 마약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손님들에게 별도의 룸을 활용해 마약을 할 수 있게 해주던 룸살롱이 있기는 했었다. 그렇지만 거기는 아예 가게 자체가 마약이랑 같이 돌아가는 구조였던 것 같아 놀랐다”라며 “검거된 유흥업소 종사자 가운데에는 유흥주점이 아닌 클럽에서 일하던 이들도 꽤 있었다고 들었다. 클럽발 마약 광풍이 룸살롱까지 물을 흐려놓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