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반려견 ‘진나’의 사인은 아직 조사 중에 있다. 다만, 경찰은 ‘진나’의 사체가 케이지(운반용 우리)에 갇힌 채 발견됐다는 점으로 미뤄 보건대 아마 탈수나 기아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케이지에 갇혀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점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해크먼이 아라카와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일주일가량 같은 집에서 지냈다는 점이었다. 조사관들은 해크먼이 아내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혼자 지내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알츠하이머로 인해 극심한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크먼 부부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약 8km 떨어진 구불구불한 협곡 도로에 위치한 프라이빗 주택단지에 거주했다. 2004년 할리우드에서 은퇴한 후부터 두 번째 부인인 아라카와와 함께 이곳에 살았으며, 외부와는 거의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크먼 부부의 시신은 지난 2월 26일 주택단지 유지보수 관리 직원이 창문 너머로 발견한 후 911에 신고해 발견됐다. 당시 해크먼은 머드룸(외출 후 흙을 털고 들어올 수 있도록 외투를 걸어 놓는 공간)에서 쓰러져 있었다. 아라카와의 시신은 1층 현관문 옆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고 주변에는 알약통에서 쏟아진 알약들이 흩어져 있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