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추진 코이뮨 영업 허가 취소
제넥신과 SCM생명과학의 미국 합작법인 코이뮨(Coimmune)이 사실상 폐업 수순에 돌입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코이뮨의 영업 허가가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기업이 주에 매년 제출해야 하는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코이뮨은 폐업 절차 진행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스닥 상장 문턱을 넘지 못했다. 펀딩을 제때 받지 못한 탓이다. SCM생명과학 전직 임원은 “시리즈 B 펀딩에 실패하면서 상장까지는 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SCM생명과학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코이뮨은 영업손실 291억 원, 순손실 343억 원을 기록했다. SCM생명과학과 제넥신은 각각 코이뮨 지분 23.88%(263억 원 규모), 22.94%(254억 원 규모)를 보유했는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스닥 시장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상장폐지된 한국 바이오 벤처도 나오고 있다. 엔케이맥스의 미국 관계사 엔케이젠바이오텍(NKGen Biotech, Inc.)은 3월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엔케이젠바이오텍은 30영업일 연속으로 주가가 1달러를 넘지 못해 지난해 9월 나스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후에도 일정 기간 주가가 오르지 않아 결국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엔케이맥스 파이프라인의 판권을 확보해 임상을 진행하는 엔케이젠바이오텍은 2023년 10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뒤 주가가 내림세인 곳도 여럿이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메타비아(MetaVia·옛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3월 17일(현지시각) 1.5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사명을 바꾼 지난해 11월 29일(2.55달러)과 비교해 4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사명을 바꾸기 전인 2023년 2월 뉴로보 파마슈티컬스(NeuroBo Pharmaceuticals)는 주가가 30영업일 연속 1달러를 넘지 못해 상장폐지 경고를 받기도 했다.
동아에스티는 2022년 미국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나스닥 상장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다. 메타비아는 지방간염 치료제 등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된 이후 제약·바이오 섹터가 매우 위축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의 세포치료 부문 계열사 지씨셀과 녹십자홀딩스의 미국 관계사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Artiva Biotherapeutics)는 지난해 7월 19일(현지시각) 주당 12달러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3월 17일 종가는 5.87달러를 기록했다.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는 미국 세포치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씨셀과 녹십자홀딩스가 2019년에 세운 기업이다.
#“차별화된 파이프라인 없으면 생존 어려워”
한국 바이오 벤처들은 지속적으로 나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남승수 삼일회계법인 바이오·헬스케어 전문팀 파트너는 “한국에서도 바이오 회사들의 상장이 녹록지 않아 나스닥 상장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여럿 있다. 직상장과 스팩 합병 등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스닥 상장을 문의하는 추세”라며 “나스닥은 높은 밸류에이션(가치)을 받기 유리하고 자금 조달 규모도 훨씬 크다. 나스닥 상장사는 미국에서 사업을 펼칠 때 신뢰도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스닥의 낮은 상장 문턱은 한국 바이오 벤처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나스닥은 적자 기업이더라도 상장을 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나스닥은 글로벌 셀렉트 마켓, 글로벌 마켓, 캐피털 마켓의 3대 리그로 운영된다. 이 중 가장 하위 시장인 캐피털 마켓은 시가총액 5000만 달러 이상이면 상장이 가능하다. 순이익이 필수 요건은 아니다.
코스닥에도 최소 재무요건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기술특례상장이나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상장 심사제도가 있다. 하지만 외부 기관으로부터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받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최근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남승수 파트너는 “한국거래소는 회사가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지, 경영 투명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자체적으로 판단해 상장을 심사한다”며 “나스닥은 재무제표 감사 등에서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처럼 질적 심사를 거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나스닥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프리 IPO 때 미국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상장 주관사의 관심이 시들해져 나스닥 상장 문턱에서 엎어지는 사례도 나온다”며 “결국엔 차별화된 파이프라인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정규 대표는 “나스닥에만 300개 정도의 바이오텍이 상장해 있다. 주가가 1달러 이하로 유지되거나 거래량이 적으면 퇴출 대상이 된다. 한마디로 시장의 주목을 못 받는 기업은 생존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바이오 기업 한 임원은 “미국에서는 공시를 하나만 잘못해도 소송에 많이 걸린다.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점도 규모가 작은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지는 않았다.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렉라자’,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등 전 세계에서 의미 있는 약이 두 개 나온 정도”라며 “나스닥에 한국 바이오 벤처가 상장해 안착한다는 것은 글로벌 수준의 제도권에 들어갔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 트레이닝을 하고 덩치를 키울 수 있게 한국에서도 바이오 벤처들이 상장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스닥 시장에 잘 안착하는 한국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