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더본코리아의 상장 후 첫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종원 대표는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따로 30분여 간담회를 갖고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하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백종원 대표는 “고객과 점주님들, 주주분들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점주님들이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고 고객들이 믿고 먹을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라며 “단순히 매출과 수익을 높이면 회사가 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오판이었다. 모든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전문경영인, 생산시설 건설,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해 현재 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전면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백종원 대표는 해외 사업 관련해서도 비전을 밝혔다. 백 대표는 “해외 시장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브랜드를 급하게 확장하기보다는 해외에 한식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해외 시장에서 한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사업과 관련해서는 “위생 문제와 관련된 지적도 옳은 말씀이다. 지역을 널리 알리고 많은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려는 목적에 치중하다 보니 성급했다”라며 “안전을 철저히 담보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지역 사회가 희망을 느낄 수 있도록 더욱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더본코리아의 2024년 연결기준 매출 실적은 4642억 원, 영업이익은 3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41% 늘었다. 그런데 상장 이후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기록하더니 27일 종가 기준 2만 8800원을 기록하면서 시초가(4만 6350원) 대비 38%가량 떨어졌다.
더본코리아는 설 명절 당시 ‘빽햄 선물세트’의 높은 가격과 고기 함량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이어 △원산지 허위광고 논란 △감귤오름맥주 착즙액함량논란 △농지법 위반 혐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 △직원 블랙리스트 논란 등 논란이 줄줄이 추가됐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와 브랜드 마케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만큼 백 대표의 경영 방식이 회사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평가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다른 브랜드였다면 논란이 되지 않았을 만한 문제들도 백종원 대표니까 더 문제가 되는 측면도 있다. 백 대표의 방송 활동이 워낙 왕성하다보니 소비자와 점주들이 기업보다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배신으로 돌아온 것처럼 느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는 25개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이 중 17개의 브랜드가 출점보다 폐점률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년간 1612개의 점포가 출점됐지만 581개의 점포가 폐점되면서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빽다방’ 등 소수 브랜드를 제외하면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더본코리아 브랜드가 너무 많다는 얘기는 10년 전에도 나오던 얘기다. 그때도 히트치던 브랜드는 소수였다”라며 “사업을 마구잡이로 벌여놓고 그중 성공한 브랜드만 밀어주는 방식으로 밀고 나가면 점주들과 상생하기 어렵고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향후 소비 침체 속 성장성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김영갑 KYG상권분석연구원 교수는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다. 더본코리아의 핵심 사업인 빽다방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추가적인 매출 확대가 쉽지 않다”라며 “지역 축제 매출도 지자체의 공공사업인 만큼 지금처럼 논란이 계속되면 수주가 사라질 위험도 있다.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높아진 매출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김지형 교수는 “국내는 이미 불황이 닥쳤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맹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무조건 해외로 나가는 것이 살 길이다”라며 “백종원 대표가 방송을 통해 워낙 단단한 인지도를 구축해놨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다른 프랜차이즈들보다 해외 진출에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영갑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국내에 진입한 글로벌 프랜차이즈들 모두 해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브랜드들인데 그들마저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 여부는 개인 역량이 아니라 시스템에 달렸다.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들 중에서도 해외에 정말 성공적으로 진출해서 자리잡은 프랜차이즈가 없는 상황에서 벌써 해외 사업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백종원 대표가 직접 사업방향의 전면 재검토와 주가 부양 각오를 밝혔기에 긍정적인 기대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의 등판 이후, 28일 오후 2시 반 기준 더본코리아 주식은 전날보다 11.2%(3250원) 상승한 3만 2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홍보팀장은 “더본코리아의 경우 실적이 건실하고 현금 여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유연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만간 비전 있는 신사업들을 잘 발굴해서 추진하면 상승 여력이 생길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상시 감시시스템을 도입하여 소비자 분들께서 안심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현 상황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계실 점주님들과는 상생을 위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여 신속히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가’ 가맹점 전환…사업 효율화 나서나
더본코리아가 지난해 중국 ‘본가’ 브랜드 직영점을 운영하던 법인 청도고신본가찬음유한공사의 지분 70%를 전량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가’는 2000년대 중반 청도에 1호점 오픈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식 브랜드다. 일요신문 취재에 따르면 매장 지분을 양도하면서 본가를 직영점에서 가맹점 형태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영점에서 가맹점으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 등 본사의 비용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홍보팀장은 “문화 등이 다르기 때문에 외식업이 해외에 직접 진출해서 수익 내기는 쉽지 않다. 더본코리아도 본가 브랜드를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라며 “비용 부담은 덜고 로열티 매출을 일으켜 수익을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사업 규모가 작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더본코리아가 사업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더본코리아의 중국 자회사들이 낸 매출은 30억 원이다. 약 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년 손실이 누적되면서 더본코리아는 2023년 실적 부진 중국 법인 3곳(청도더본식품유한공사·청도호풍가이상무유한공사·상해본탕찬음관리유한공사)을 청산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