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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노무현 후보의 신당 관련 기자간담회 장면. | ||
한나라당이 이 같은 전략을 세운 것은 대선이 다가오면서 민주당이 노무현 대선후보 퇴진-제3후보 부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최근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정국기류는 이-노를 포함, 최소 3강 이상의 다자구도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한나라당은 현재까지는 이회창 후보가 우세한 판세지만 향후 정국 흐름에 따라 뜻밖의 암초에 걸려 대망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12월 대선의 경쟁상대를 다자구도가 아닌 이회창-노무현의 양강구도로 압축하는 게 최선의 대진표라는 것이 한나라당의 판단인 것이다. 실제 정치권의 한 인사는 “한나라당이 최근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추이보다는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변화에 오히려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이회창 후보에게 호재보다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노무현 후보가 군소후보로 전락하는 상황은 최악의 대선 시나리오라는 자체 분석도 하고 있다. 노 후보의 지지율이 10%대나 그 밑으로 추락할 경우 노 후보측에서 이탈한 표심이 이회창보다는 반이회창의 제3후보에게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노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이후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치며 일부 메이저 언론과 야당측의 뭇매를 맞았다. 그리고 이는 곧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일부 관계자들은 “대선 후보 조기 가시화가 부른 부작용”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 지지율 하락이 한나라당으로선 무척 반갑기만 한 입장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앞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30%대의 부동층의 지원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기존 정치권에 식상한 표심이 바람을 몰고 등장한 노 후보에게로 몰렸던 것. 노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노 후보측으로 몰렸던 표심 중 일부가 다시 부동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 내부 관계자의 해석이다. 주인 없는 표심이 새로운 스타에게 일시적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에서 한나라당 일각에선 정몽준 의원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 월드컵 특수로 인한 지지도가 정 의원의 최대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아시안게임 이후 정 의원의 대권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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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회장 후보 | ||
또 노 후보가 혹독한 검증작업을 겪었고 민주당이 각종 선거에서 참패한 터라 노풍 재점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도 한나라당이 노무현을 경쟁파트너로 희망하는 이유. 그러나 정 의원의 경우는 다르다는 게 한나라당 내부의 분석이다. 정 의원이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10월에 대선 출정을 선언하게 되면 대선 2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노무현 후보보다 검증의 화살을 덜 맞을 것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게다가 정 의원은 이회창 후보와 지지층이 일부 겹친다는 점도 한나라당으로선 큰 부담이다. 정 의원의 경우 참신한 인물을 갈구했던 노 후보 지지층의 후원도 받을 수 있는 반면에 안정을 원하는 이회창 후보의 일부 지지층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게 되면, 이는 곧 이회창 후보가 아닌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을 올려줄 수도 있다는 풀이인 셈.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이회창 후보보다는 정몽준 의원이 얻는 게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는 차원에서 최근 한나라당은 노무현 후보 개인에 대한 공세를 거의 펼치지 않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의 주 공세 대상은 신당론과 이회창 후보 아들 정연씨 병역기피의혹을 부르짖는 민주당 지도부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현재의 정치구도를 흔들어서는 안된다”며 민주당의 신당 논의를 비판하고 있다.
노 후보도 최근 신당 창당에 동의했지만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백지신당론이 나왔을 때 꽤 불쾌한 반응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결국 국민경선 선출 후보의 기득권을 부정하는 신당론을 비판하는데 있어 노 후보와 한나라당이 비교적 한 목소리를 낸 셈이다. 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결국 노 후보가 아닌 제3후보의 옹립 가능성을 뜻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정몽준 의원이다. 최근 한나라당에선 노 후보 관련 비리보다는 정몽준 의원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데 열을 올린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내부 관계자는 “우리가 정몽준 의원을 경계해서 노무현 후보를 감싼다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몽준 의원이든, 노무현 후보든 이미 대세는 굳어졌다는 부연설명도 했다. 그러나 한 정치권 인사는 “최근 한나라당의 노 후보 공격이 현저히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이는 노무현 후보 개인에 대한 공격이 한나라당 입장에서 별로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