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마홀딩스의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개편 요구는 미국 행동주의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달튼) 영향 요인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콜마그룹이 ‘K-뷰티’ ‘K-건기식(건강기능식품)’ 분야 선두권 기업으로서 관련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빠른 갈등 봉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강기능식품 연구 및 ODM(제조자 개발·생산) 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는 면역력 증진 기능식품 ‘헤모힘(HEMOHIM)’으로 유명한 브랜드 애터미(Atomy), 비타민 제품이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 센트룸(Centrum)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콜마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의 딸인 윤 대표는 콜마그룹 계열사 에치엔지 대표이사, 한국콜마 마케팅전략본부 전무,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20년 콜마비앤에이치 공동대표에 선임, 2023년부터 단독 경영에 나섰다.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44.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콜마홀딩스는 윤 대표 취임 후 실적이 하락한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떨어진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사회 교체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콜마비앤에이치의 2024년 매출은 615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윤 대표 취임 당해인 2020년 매출(6069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는 100억 원이 채 안 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92억 원에서 246억 원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18%에서 2021년 15.5%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3.9%로 곤두박질쳤다. 2020년 최고 7만 2900원(8월 28일)까지 올랐던 콜마비엔에이치 주가는 2023년 2만 원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말 최저치인 1만 1030원(12월 9일)까지 내려왔다.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실적 턴어라운드(흑자로 전환)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표이사 체제, 이사회 변경 요구는 시기상조”라고 방어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윤여원 대표는 회사 명의의 입장문에서 “최근 2년간 건기식 산업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며 “주요 경영 의사 결정이 모두 지주사와 윤상현 부회장의 협의하에 이뤄졌는데 돌연 과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리스크 등을 이유로 ‘경영 정상화’를 언급하며 여동생인 자회사 대표의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양측 지분 구조상 실제적 분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콜마홀딩스가 보유한 콜마비앤에이치 지분(44.63%)에 비하면 윤 대표의 지분(7.72%)은 매우 작다. 윤 부회장의 개입을 윤 대표가 실제적으로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다. 법원이 주주총회 소집 허가 결정을 내릴 경우 이사회 구성을 변경하고, 윤 대표 대신 다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될 것이 유력하단 관측이 나온다.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는 “상장 자회사(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지주사(콜마홀딩스)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투자회사(달튼)가 지주사 주주로 들어갔고, 자회사 주가 부양을 위해 경영 쇄신 요구가 나왔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뷰티 업계에서는 콜마그룹의 위상을 고려해 분쟁 악화 여부나 그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콜마는 코스맥스와 함께 국내 화장품 ODM 양대 산맥 기업으로, 콜마를 생산기지로 삼은 중소기업 브랜드가 정말 많다”며 “콜마의 이미지 타격은 산업 경쟁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갖고 (분쟁) 장기화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