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은 6월 2일 개봉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딱 하루 앞두고 공개하면서 ‘대선 특수’를 겨냥한 전략을 짰다. 최근 극장가에서는 정치 소재 다큐멘터리나 정치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선거 등 특정 시기에 맞춰 개봉하는 일이 빈번한 상황. 이번 ‘신명’ 역시 그 흐름에 탑승한 정치 풍자 영화로 평가받았지만, 개봉 직후부터 형성된 열기는 예사롭지 않다. 제작진은 100만 돌파까지 이루겠다는 목표로 전국 단위 단체 관람 등을 이어가고 있다.
#‘신명’은 어떤 영화인가

‘신명’은 자극적이면서도 노골적인 영화다. 김건희 씨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술, 학력 위조 등 각종 의혹을 영화 소재로 적극 활용했다. 의혹은 난무하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안들이 ‘영화적 허용’이라는 측면에서 상상력을 보태 극화했다. 극 중 윤지희가 벌이는 행동이나 외적인 모습 등은 곧바로 김건희 씨를 연상케 하면서 입소문이 빠르게 확신했다.
관심은 기록으로 나타난다. 대통령 선거 전날 개봉한 ‘신명’은 첫날 6만 111명(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했다. 당시 톰 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대작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과 유해진·이제훈의 ‘소주전쟁’, 안재홍·유아인의 ‘하이파이브’가 상영 중인 상황에서 ‘신명’은 이들 대작을 바짝 추격하며 눈에 띄는 성적으로 출발했다.
물론 이때까지는 ‘대선 특수’를 누린다고 예상됐지만, 인기는 잦아들지 않았다. 대선 당일인 3일에는 관객이 더 늘어 8만 5501명을 기록했고, 개봉 첫 주말에는 18만 3425명을 모았다. 6월 23일까지 동원한 누적 관객은 71만 2851명이다. 같은 시기 개봉한 제작비 100억 원대의 ‘소주전쟁’이 30만 명을 채 모으지 못하고 순위 하락을 거듭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신명’의 기록은 의미 있는 성과다.
‘신명’은 제작비 15억 원으로 만든 저예산 극영화다. 제작비뿐 아니라 촬영 과정은 더 놀랍다. 지난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 한 달간 촬영을 진행했고, 이후 다시 한 달 동안 후반 작업을 거쳐 개봉했다. 촬영 시작부터 개봉까지 세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극장 개봉 극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빠듯한 일정이고, 무엇보다 촬영을 마치고 한 달 만에 개봉하는 전무후무한 제작 일정으로 세상에 나왔다. 제작사가 기존 영화사 아닌 정치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70만 돌파를 기점으로 목표를 ‘100만 관객 동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명’ 향한 관심 지속 가능성

김규리는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등에 출연해 대통령 선거 직전에 작품을 꼭 개봉해야 한다는 목표를 두고 제작진이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한 달이라는 빠듯한 촬영 일정에 맞춰야 했기에 모두 긴장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개봉 이후의 반응은 제작진도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한 열기다.
김규리는 관객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배경으로 “그동안 한이 쌓인 것들을 풀기 위해 극장을 찾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의 실책을 보면서 답답했던 사람들,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상황에 화가 난 사람들이 ‘신명’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규리는 또 “영화를 보러 오는 분들마다 각자 느끼는 의미가 있겠지만 저는 그동안 좋지 않았던 감정들을 이 영화를 보면서 뱉어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김규리를 비롯해 영화의 제작진은 전국 상영관을 찾아다니면서 무대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재 등 특성상 대중성 강한 기존 극영화들처럼 폭넓은 스크린을 배정받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주역들이 직접 찾아가는 무대인사를 통해 단체관람 등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신명’은 개봉 초반부터 지역 단위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단체관람이 활발하다. 직접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없는 관객들은 티켓만 예매해 상영관을 확보하는 이른바 ‘영혼 보내기’를 통해 작품을 응원하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