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는 외형 성장이 정체된 동시에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이다. 최근 3년간 신세계의 연결 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연간 매출은 △2022년 7조 8128억 원 △2023년 6조 3571억 원 △2024년 6조 5704억 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22년 6454억 원 △2023년 6398억 원 △2024년 4770억 원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면세점 등 오프라인 유통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종합 부동산 개발, K-콘텐츠 등으로 사업 다각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임대·관리 자회사 신세계센트럴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종합 부동산 개발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2020년 4월에는 신세계가 260억 원을 출자해 콘텐츠 미디어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했다.
광주, 태안, 홍성, 김해 등을 방문해 지역 식재료와 문화를 체험하는 ‘로컬이 신세계’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신세계는 여행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2023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2023년 8월 여행알선업, 지난해 8월 종합여행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뉴 월드 타임 앤 스페이스(New World Time & Space)’ 등 여행 관련 상표들을 출원하기도 했다.
신세계의 여행 큐레이션 플랫폼 ‘비아 신세계’는 백화점이 직접 기획한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앞서 현대백화점도 2023년 8월부터 온라인몰을 통해 여행상품을 판매하지만, 협력사와 연계한다는 점에서 신세계와 다르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문제는 신세계를 비롯한 백화점업계가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던 부분”이라며 “수익성 개선 내지는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오고 있는데, 신세계의 여행업 진출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여행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여행상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모터스포츠 관람 △영국 첼시 플라워쇼 관람 △뉴질랜드·그리스 웰니스 문화 체험 △북극 쇄빙선 탐사 등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기존 여행 프로그램과 똑같았다면 여행업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객들의 숨은 니즈를 포착하고 신세계만의 노하우와 차별화된 역량을 발휘해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행업계는 여행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인건비·원가 상승 등의 이유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연결기준 노랑풍선의 연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5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교원투어도 영업이익 -256억 원으로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모두투어(47억 원)와 참좋은여행(20억 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최근 자유여행 수요가 커지는 반면, 패키지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신세계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흐름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출국자 수는 779만 6521명으로 전년 동기(742만 4967명) 대비 5% 증가했다. 반면 하나투어는 올 1분기 해외 패키지 송출객이 56만 3432명으로 전년 동기(58만 9094명) 대비 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모두투어는 25만 229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여행사를 비롯해서 여행 관련 플랫폼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여행업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신세계가 내놓은 여행 상품들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요 내지는 수익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기존 VIP 고객들 대상으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측면이 강해 보인다”고 밝혔다.
비아 신세계의 주 수요층은 백화점을 자주 찾는 VIP 고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비아 신세계는 오프라인 채널 없이 신세계 앱(애플리케이션)에서만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7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메이저 골프 대회 ‘디 오픈(The Open)’ 관람 패키지 상품 가격은 1인당 3500만 원대로 알려져 있는데, 비아 신세계가 정식 출시할 상품들도 대체로 높은 가격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리미엄 패키지 시장은 기존 여행사들이 선점한 상황이다. 한진관광은 1995년 프리미엄 럭셔리 여행 브랜드 ‘칼팍’(KALPAK)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하나투어는 ‘제우스’(ZEUS), 모두투어는 ‘모두시그니처’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서의 신세계 관계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라는 점에서 시장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신세계가 가진 노하우와 큐레이션 역량으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