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될 당시에는 정반대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나 역시 팜비치의 다른 사람들만큼만 그를 알고 지냈다. 팜비치 사람들은 그를 다 알고 있었다. 그는 그 지역의 유명인사였다”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나는 오래전에 그와 사이가 틀어졌다. 15년 동안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때 트럼프는 “좋아하지 않았다(not a fan)”라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할 정도로 강조했다.
실제 트럼프는 2000년 이후부터는 더 이상 엡스타인과 교류하지 않았다. 둘의 사이는 2004년 팜비치의 해변가 저택 매입을 두고 경쟁하면서 틀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는 엡스타인과 멀어진 이유가 다른 데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요컨대 엡스타인이 마러라고 직원들을 ‘빼앗아갔기 때문’에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엡스타인과는 우연히 알고 지냈을 뿐이며, 좋아하지도 않았다”면서 친분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서 트럼프는 ‘끔찍한’ 엡스타인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경고했는데도 직원을 빼돌렸다고 말하면서 그제야 엡스타인이 좋은 친구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마러라고에 있는 스파는 세계 최고의 스파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을 엡스타인이 데려가 버렸다. 다시 말해 사라져버렸다. 그가 그들을 고용했고, 그 말은 결국 ‘가버렸다’는 의미였다. 다른 사람들도 내게 와서 불평했다. ‘이 남자가 스파에서 사람들을 데려간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엡스타인에게 ‘우리는 당신이 우리 직원을 데려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스파든 아니든 상관없이 데려가지 마라’고 말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랬다. 그래서 나는 ‘당장 나가라’고 했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가 정확히 어떤 직원을 두고 말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백악관은 이에 대한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엡스타인 성매매 조직의 피해자였던 버지니아 주프레가 생전에 자신이 17세에 마러라고 스파에서 일하던 중 엡스타인에게 포섭됐다고 밝혔다는 점을 생각하면 주프레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영국 앤드류 왕자에게 성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던 주프레는 올해 초 호주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