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성년자 간음 혐의로 화제를 불러 모았던 방송인 고영욱이 이번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해 불거진 미성년자 간음 혐의는 검찰이 증거 불충분 등으로 기소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해결되는 모양세였다. 그렇지만 이번에 또 다시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입건되면서 고영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3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고영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13세 여중생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받고 고영욱을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고영욱은 지난해 12월 1일 오후 4시 무렵 서울 홍은동의 한 거리에서 미성년자인 13세 여성 김 아무개 양을 자신의 차에 태운 뒤 몸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 여성의 진술을 확보한 뒤 해당 지역 CCTV 동영상 등을 입수해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고영욱 역시 3일 오전 7시 무렵 서대문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오후 2시경 귀가했다. 고영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관련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대문경찰서 공수한 형사5팀장은 “오늘 고영욱에게 들을 얘기는 충분히 들었다. 추가 조사는 없을 것”이라며 “다음 주 중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의혹1. 과연 성추행 벌어졌나?
당연히 가장 큰 의혹은 실제로 고영욱이 13세 여중생을 성추행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 여성은 고영욱이 차 안에서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고영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화만 나눴을 뿐이라며 성추행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성폭행과 달리 성추행은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힘들다. 공 팀장 역시 “지난해 용산경찰서의 성폭행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성추행 사건이라 혐의가 드러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까지는 자세한 정황에 대해선 전혀 언급할 수 없다”며 고영욱이 받고 있는 혐의와 양측의 진술 내용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사전구속영장 발부 과정부터 검찰의 기소 단계, 그리고 기소가 이뤄질 경우 재판 과정에서도 핵심 논란은 바로 성추행이 실제 이뤄졌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고영욱 입장에선 자신이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를 입증할 정확한 증거가 없다는 부분이 다행이지만 결백을 주장할 증거 역시 명확하지 않다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 의혹2. 고영욱과 김 양은 어떻게 만났나?
성추행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가 하는 점이다. 고영욱이 경찰조사를 받는 동안 취재 나온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사안은 피해 여성이 연예인 지망생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지난해 불거진 미성년자 간음 혐의 사건의 경우 고영욱이 피해 여성과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그가 연예인 지망생이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를 마치고 고영욱이 귀가한 뒤 공 팀장은 “13세의 여중생으로 연예인 지망생은 아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사전에 약속을 하고 해당 장소에서 만난 것인지, 아니면 길거리에서 처음 만난 사이인지는 이번 사건에서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 될 전망이다. 또 약속을 하고 만난 사이일 경우 어떤 이유로 만났는지도 중요하다. 성추행이 이뤄진 고영욱의 차에 13세 여중생이 탑승하게 된 계기가 성추행 여부와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영욱은 성추행을 부인하며 대화만 나눴다고 주장한 만큼 무슨 대화를 주고 았는지도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도 두 사람이 어떤 계기로 만났는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의혹3. 미성년자 간음 혐의도 기소될까?
지난해 고영욱은 연이은 미성년자 간음 혐의로 화제가 됐다. 용산경찰서의 인지 수사로 첫 번째 피해여성이 드러난 뒤 두 명의 추가 미성년자 피해자가 고영욱을 고소했다. 나중에 두 명의 고소인은 고소를 취하했지만 첫 번째 피해자의 사건을 두고 검찰이 수사를 거듭했지만 결국 기소하지 않았다. 증거 불충분이 가장 큰 이유였다. 14세 이상 청소년인 터라 성관계를 가진 것만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이뤄졌음이 확인돼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난해 불거진 미성년자 간음 혐의에 대한 검찰 기소도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기소를 해 법원이 유·무죄를 선고해 마무리된 사건이 아니고 아예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이다. 자칫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해결된 것으로 보이던 지난해 사건까지 기소될 수도 있는 것. 이렇게 될 경우 고영욱은 매우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이번에 피소된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에 대한 검찰 기소가 이뤄져야 하며 지난해 사건과의 연결 고리도 확보돼야 한다. 그렇지만 고영욱이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네 명의 미성년자 여성과 관련된 성범죄로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은 분명 고영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연예계 컴백 역시 더욱 요원해진 분위기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