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최근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일본 Z세대 사이에서 한류를 대체하는 중국발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마케팅 분석가 하라다 요헤이는 “중국발 트렌드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 영어명 RED)’를 정보원으로 삼는다”며 “샤오훙수에서 유행이 시작된 콘텐츠가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일본 SNS로 퍼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카메라 앱 ‘리렌즈(ReLens)’다. DSLR처럼 배경 흐림(아웃포커싱) 효과를 자유롭게 조절하고 조리개, 셔터 스피드, ISO 감도, 화이트 밸런스 등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피부톤을 웜·쿨 계열로 나눠 최적화된 색감을 구현하는 것도 특징이다. ‘중국풍 미녀 앱’이라는 별명과 함께 일본 젊은층 사이에서 “보정 없이도 예쁘게 나온다” “비 오는 날도 분위기 있게 찍힌다”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중국 SNS에서 유행한 ‘고양이 그림자 포즈’도 상반기 일본 Z세대를 휩쓴 대표 밈이다. 그림자가 잘 보이는 불빛 아래에서 팔꿈치로 귀 모양을 만들고 손가락 세 개로 수염을 표현하는 챌린지다. 지난 4월 중국 플랫폼 도우인(Douyin)에서 시작돼 한국, 일본, 미국 등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여기에 르세라핌, 엔믹스 등 K팝 아이돌도 가세하면서 열기에 불을 지폈다.
한국이 유행을 주도해온 코스메틱 분야에서도 중국 트렌드가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지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고지감(⾼智感)’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자연스럽고 깔끔한 일자 눈썹, 은은한 아이라인, 누드핑크 립 등이 특징이다. 이를 따라하는 메이크업 동영상이 일본 SNS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드라마는 여전히 한류가 압도적이지만, 중국 드라마도 조용히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들이 중국 드라마를 다수 편성하면서 시청 기회가 확대됐기 때문. 일본 아마존프라임은 ‘중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별도로 둘 만큼 수요가 생겼고, 동영상 플랫폼 아베마는 지난 6월 중국 드라마 채널을 신설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