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국내 원전 산업 원로로 꼽히는 장인순 박사(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85)가 모처럼 강연에 나섰다. 그는 원전이야말로 첨단 과학기술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곳곳서 제기하는 안전 우려를 놓고는 "오해"라고 주장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은) 필요성이 없거나 신청하는 데가 없으면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힌 지 단 하루 지난 때였다.
장 박사는 이 같은 원전 위험성 우려가 과도한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원전은 가장 안전한 '가압경수로형(PWR)'만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압경수로형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가 분리된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핵연료가 손상을 입어도 방사선 물질이 증기 발생기 쪽으로 이동할 수 없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는 이와 달리 '비등경수로형(BWR)'이었던 탓에 증기가 터빈으로 향하며 참사가 발생했다.
장 박사는 "우리나라 모든 원전은 수소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수소를 제거하는 수소 폭발 방지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억세게 운이 좋은 이유는 우리는 가장 안전한 노형인 가압경수로만을 개발하고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화두인 기후위기 대응에도 원전은 필수라는 게 장 박사 생각이다. 그는 "1953년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UN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역설했듯, 우리는 이 땅 후손을 위해 원전 기술 자립을 이뤄야 한다"며 "이는 지구 온난화 방지뿐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정상의 원자력 발전 기술국인 한국의 탈원전은 21세기 과학계의 가장 커다란 불가사의"라며 "문재인 정부의 경우 무리하게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50년도 안 된 고리 1호기 폐쇄를 추진하는 등 좌절적인 정책을 계속 해나갔다"고 비판했다.
현 이재명 정부의 원전 정책 방향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바 없다. 우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국감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가되 우리나라 특성상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해서 조화롭게 가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장 박사는 현 정부가 원자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라도 갖추길 바란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의 원자력연구소 방문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이명박 전 대통령 등 보수진영 5명이 전부다. 그러나 장 박사는 이념을 떠나 어느 지도자든 국내 원전 기술의 역량과 미래 가능성을 자세히 보고 판단해야 한단 생각이다.
장 박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원전 연구자들과 소통을 한다더니, 평생을 원전 연구에 몸 바쳐온 이들에게 탈원전을 설파하는 등 상처를 줬었다"며 "당시 정부가 없앤 월성 1호기 등 원전 폐쇄는 원전 전문가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까지는 이성과 감성을 가진 인간이 역사를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는 차디찬 이성만을 가진 인공지능(AI)이 세상을 이끌게 된다"며 "이런 시대에 국민의 안위와 복지를 위해 원자력을 깊이 이해하고 증진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꼭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반성장연구소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함께 성장하고 공정하게 나누어 같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2년 6월 설립됐다. 2013년 5월부터 2025년 10월 현재까지 동반성장포럼을 총 122회 열었다.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동반성장 청년포럼, 전국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동반성장 논문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