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레모는 전통과 상징성이 있지만, 점점 폭염이 심해지는 여름철에 착용·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투 시에는 방탄 헬멧을 착용하기 때문에 전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올해 1월 육군이 1사단 등 8개 부대 17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레모보다 전투모를 선호하는 장병은 93%였다. 전투모로 군모를 단일화하는 데 찬성한 비율은 65%다.
예산과 조달 문제도 있다. 베레모와 전투모를 함께 지급하면서 예산이 이중으로 투입되고 있다. 베레모 한 개는 6830원, 전투모는 6300원이다. 지난해 베레모 조달 금액은 11억 원이었다. 현재 베레모 제작 업체는 한 곳뿐이어서 조달 지연이 잦고 품질 개선도 어려운 문제도 있다.
육군은 그동안 베레모 착용 지침을 꾸준히 완화해 왔다. 2020년에는 전투모를 ‘특수군모’로 도입했고, 비 오는 날에는 영내에서 전투모 착용을 허용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휴가와 외출·외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황에서 전투모를 쓸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그럼에도 장병들의 불만은 이어졌다. 특히 여름철에는 위병소를 벗어나자마자 베레모를 벗는 장병들이 많을 정도로 불편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육군은 베레모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한 기본군복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육군은 지난 9월부터 1단계로 휴가와 외출·외박 시에도 전투모와 베레모를 혼용할 수 있도록 시범 적용하고 있다. 11월까지 결과를 보고 받은 뒤 국방부에 군인복제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후 2단계로 2027년 기본군복 개정 시 전투모 보급 수량을 1개에서 2개로 늘릴 방침이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불편한 군모를 강요하기보다 장병이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군모를 제공하는 것이 군의 역할”이라며 “현실적인 여건을 반영해 베레모를 폐지하고, 육군의 상징성을 담은 새 군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