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도내 31개 시·군은 행정 수요 확대와 복지 지출 증가, 필수 인프라 확충 등으로 이미 재정 여력이 빠듯하다. 특히 신도시와 택지지구 개발 지역은 학교·도로·공공의료 등 기반시설 수요가 집중되면서 예산 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광역이나 중앙정부의 공약사업까지 기초단체가 함께 부담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지방재정의 건전성은 한층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관계자는 "사업별로 비율은 다르지만, 일부는 20%포인트까지 시·군 분담률이 인상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내버스 공공관리제의 경우 "시·군 부담이 70%에 달한다"며 "2027년 전면 전환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재 구조로는 시·군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정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인접 시군 간 형평성을 고려하다 보니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사업을 중단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경기도가 재정 부담을 시·군에 전가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각 시·군은 필연적으로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또 "경기도는 시·군과의 협의를 통해 분담 비율을 기존 수준으로 회복해, 기존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인 결과, 현재 각 시·군은 경기도의 재정 축소분만큼 자체 사업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부서별 영향을 집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부담 규모는 예산팀에서 취합 중이다. 사업별·시점별 편차가 커 재정 조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보건·환경·교육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예산팀의 한 관계자는 "도 사업이 일정 부분 안정화되면 도는 비중을 줄이고, 지자체가 시민 호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 북부를 비롯한 재정 취약 지역은 이런 구조가 반복될 경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내부에서는 "한정된 재원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반론도 있다. 정부가 국고보조사업의 지방 부담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가운데, 도 역시 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시·군도 재정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자체는 '협의 부족'을 지적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늘어나는 재정 수요 속에서 행정 효율과 형평성을 조율하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경기도와 시·군이 대립이 아닌 협력의 방향을 모색할지 주목된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