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롯데가 오너3세를 롯데바이오 각자대표로 선임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을 바이오에서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롯데는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 진출했는데 지속적으로 CDMO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봤다.
1986년생인 신유열 부사장은 일본 게이오대 졸업 후 2008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3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은 뒤 2020년 일본 롯데 지주사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가 된 지 7개월 만인 2022년 12월 상무, 2023년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동시에 한국 롯데에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국에서 첫 대표이사 타이틀을 단 신유열 부사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는 롯데바이오 실적이다. 롯데바이오는 출범 첫해인 2022년 12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제조공장을 인수해 CDMO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인천 송도에는 연면적 6만 1191평 규모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을 짓고 있다.

새로운 매출 기반 확보가 더뎌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의사들이 의약품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해당 약을 처방하는 것처럼 특정 회사가 생산하는 약이 신뢰할 만한 것인지 시장에서 데이터가 축적이 돼야 신규 수주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롯데바이오는 바이오 시장 내에서 이러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미국 CDMO 공장은 이전에 생산하던 의약품들을 이어받아 생산하고 있는 것 외에는 2년이 넘도록 새로운 계약 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이러한 성과 부진에 지난해 말에는 출범 2년 만에 대표가 교체되기도 했다. 롯데바이오 설립 이후 총 네 번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등 그룹 차원의 자금 수혈도 이어지고 있다. 누적 조달 규모는 약 7800억 원으로 모든 증자는 사실상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대부분 참여해 송도 바이오 캠퍼스 공장 건설 자금 등에 쓰였다.
올해 처음으로 총 3건의 신규 계약이 체결되며 분위기 반전 가능성이 열렸지만 대부분 임상 단계 물량이어서 안정적인 장기 매출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는 지난 4월 아시아 소재 바이오 기업과 CDMO 계약을 체결했고 6월에는 영국 바이오 기업 오티모와 CD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바이오 기업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한 총 3건 중 2건은 임상시험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과 신약 후보물질 임상 3상을 위한 생산 상업화를 위한 프로젝트 수주로 알려져 있다. 또 기존 미국 공장에서 이어받아 해오던 의약품 생산 계약도 내년 1월 만료를 앞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매출 기반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이 출범하기 이전에는 유통·금융 위주로 성장해 온 기업이기 때문에 제조와 바이오가 합쳐진 바이오산업을 영위하는 것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경쟁업체들은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시장 환경에 롯데는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바이오에 뛰어들었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이라고 봤다.
롯데바이오 관계자는 “수주 관련해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ADC(항체약물접합체) 사업 위주로 제안하며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러큐스 공장 인수 당시의 계약 외에도 고객사에서 공개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추가 수주 건이 별도로 더 있기 때문에 내년 1월 계약이 만료된다고 매출이 0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