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무원과 푸드포체인지가 함께한 바른먹거리 캠페인. |
‘바른 먹(을)거리’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풀무원이다. 물론 잦은 광고 노출로 인한 각인효과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풀무원의 이미지는 이 회사가 내 놓는 여러 제품들을 통해 꾸준히 재각인돼 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미지와는 별개로 회사의 외형 성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 남승우 사장 |
풀무원이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 원을 처음 넘긴 것은 지난 2009년(1조 1204억 원)이었다. 이후 2010년 1조 2726억 원, 2011년 1조 370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추세의 매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년 성장을 하고는 있지만 2013년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퀀텀 점프’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큰 목표에 비춰 봤을 때 10% 안팎의 성장은 정체 상태로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특히 큰 폭의 성장을 뒷받침해야 하는 해외 사업은 침체를 거듭하며 풀무원의 성장에 도리어 제동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풀무원의 주력사인 풀무원식품의 해외사업 성적표는 낙제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 사업에서 누적 10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과 충칭에 생산 공장을 완공하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때 제시한 2017년까지의 해외 매출 목표는 1조 5000억 원이다. 지난 2009년 발표한 ‘2013년 2조 원’에 비해 시기도 늦춰졌을 뿐 아니라 목표액도 줄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오너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것도 이 회사의 사업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간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남 사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억 7970만 원을 선고받은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사업 부진과 갖은 악재를 견뎌내고 있는 풀무원이 이번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새 수입원 창출을 위해 ‘커피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풀무원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최근 자판기 커피 사업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으로 커피 원자재를 1~5kg 단위의 포대로 생산해 자판기로 납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 직원에게서 이 회사가 커피 사업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들었다”며 “다만 커피가 수익성 있는 사업임에도 ‘바른 먹(을)거리’를 추구하는 기업 이미지에 맞지 않아 내부적으로 진출 여부를 놓고 임직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에도 업계에서는 풀무원이 한국네슬레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정작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풀무원은 지난 2011년 기업 이미지에 걸맞은 홍삼 시장 진출을 택했다.
한편 지난 2010년 라면 시장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풀무원은 다음달 신제품 1종 출시를 포함 올해 2~3종의 라면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하며 라면 사업 역량 강화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
많이 판 점포 직원에 ‘러시아 여행’ 쏜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롯데에게 ‘초코파이’ 매출액 역전을 당해 체면을 구긴 오리온이 초코파이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오리온은 최근 이마트에서 ‘하우징(Housing)’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우징’은 대형마트 등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제품 패키지로 탑 등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오리온 측에 따르면 과거에도 ‘초코파이 하우징’ 이벤트를 통해 해당 매장의 제품 매출이 최대 9배까지 상승한 적이 있다. 여기에 더해 오리온은 최근 이마트 스낵 담당 직원들의 판매 경쟁을 독려하기 위해 초코파이 매출 상위 점포 스낵 담당자들에게 러시아 여행을 보내 주는 내용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나섰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인센티브가 걸릴 경우 매장 담당자들은 해당 제품을 매대의 가장 좋은 자리인 ‘골든 포지션’에 노출하고 행사 협조도 잘해 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사 제품의 판매를 좌우할 수 있는 진열 담당 직원들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를 해 제품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오리온 초코파이는 러시아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후발주자인 롯데제과의 초코파이에 매출액 역전을 허용했다. 당시 오리온 측은 “러시아는 오리온 초코파이가 수출되는 60여 국가 중 한 곳에 불과하다”며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지만 특별한 방식의 판매 독려 마케팅을 통해 원조로서의 자존심 지키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