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취재 결과, 해당 대학원생 오 아무개 씨(30대)는 김기흥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의 22대 총선캠프 홍보팀장으로도 활동한 정황이 파악됐다. 그는 대통령실 재직 때도 김 대변인과 함께 일했다고 알려졌다. 김 대변인이 오 씨 일련의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이 관심사로 떠오른다.
오 씨 지인들 사이에선 그를 '기행적' 성향이 짙은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 평소에도 믿기 힘든 말을 자주했다는 것이다. 오 씨가 국가 안보 등 정치 담론과 연계돼 언급되는 상황에는 "존재감이 과대평가 됐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오 씨는 지난 1월 16일 채널A 인터뷰를 통해 정체가 처음 드러났다. 매체에 따르면 오 씨가 먼저 방송국으로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최근 북측이 공개한 무인기는 내 소행" "내가 우리 국민을 너무 많이 놀래켰다" "뭔가 잘못됐구나, 많이 걱정했다" 등이라고 말했다.
일요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 씨는 서울 유명 사립대 언론 전공 대학원생으로 오는 2월 졸업한다. 2023년 9월 입학했다. 입학 후 동기들에 '윤석열 대통령실 대변인실' 소속으로 자기를 소개했다. 최근 몇몇 언론은 대통령실 고위 인사가 써준 추천서가 오 씨 대학원 입학에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해당 대학원 동기들도 그동안 이 같이 알고 있었다.
오 씨는 특이 이력만큼 대학원 동기들 사이에서 입학 초기 큰 관심을 받았다. 다만 긍정적 관심은 아니었다. 언론 대학원이라 현직 기자도 많았는데, '대통령실-언론' 업무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어쩐지 부족해 보였다고 한다. 이에 그가 정말 대통령실 직원인지 의심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실제 오 씨는 윤석열 대통령실 대변인실 '뉴스모니터링 계약직' 출신으로 최근 밝혀졌다.

오 씨는 대통령실에서 나온 뒤 소속을 자주 옮겨 다녔다. 대부분 정치 분야와 가까운 업계였다. 일요신문은 그가 주변에 건넨 명함 일부를 확보했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인천 연수구을에 출마한 '김기흥 국민의힘 후보 홍보팀장' 명함이 눈에 띄었다.
김기흥 당시 후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 때부터 2023년 11월까지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을 지냈다. 현재는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이다. 인천 연수구을 당협위원장도 맡고 있다. 오 씨 대학원 한 동료는 "오 씨가 대통령실에서 김기흥 대변인을 상사로 모신다고 했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오 씨는 법률사무소 전문위원 명함과 국가정보원 로고가 찍힌 명함 받침대도 주변에 보여줬다. 최근에는 자신이 이란의 인터넷 사용을 돕는 '넷프리덤파이오니어'(NetFreedomPioneers)에서 활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북한 관련 인터넷 매체 발행인으로도 등재돼 있다. 이 매체는 최근 논란 여파로 폐쇄됐다.
김기흥 대변인은 '오 씨 범행 미리 알았는지' '대학원에 추천서 써줬는지' '오 씨의 총선캠프 역할' 등 일요신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전화는 안 받았고, 메시지는 읽고도 답을 피했다.
오 씨가 몸 담았다는 법률사무소 측은 "저희는 2024년 끝무렵에 개업했다"며 "홍보가 절실한 무렵 오 씨가 먼저 연락을 해 왔고, 저희는 일회성 홍보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씨가 명함을 부탁하기에 만들어 주긴 했다"면서도 "성과상 조악한 부분이 많아 실질적으로 함께 일하진 않았고, 저희도 피해자"라고 토로했다.

오 씨는 각종 외교·안보 이슈를 본인과 연관지어 과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24년 이후 북한과 무인기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 '우리 회사 이슈'라고 공공연히 말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그의 국가 안보 위협 행위가 여러 번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오 씨 지인들은 그의 행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단순 '기행' 정도로 치부했다. 오 씨가 평소에도 선뜻 믿기 힘든 말들을 자주 꺼낸 까닭이었다.
그의 지인들에 따르면, 오 씨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 때가 있었다. 사진 한 장이 계기였다. 오 씨는 대학원 입학 직후 동기 커뮤니티의 '입학생 소개란'에 윤 전 대통령과 본인 단 둘이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나 몇몇 동기들이 합성 같다는 의심을 제기했다. 사진 배경이 장관이나 장군 임명식 때나 쓰이는 공간이었던 탓이다. 대변인실 계약직원이 여기서 대통령과 단둘이 사진 찍는 일은 거의 없다. 오 씨는 이후 논란의 사진을 지웠다.
일요신문은 이 사진을 입수했다. 합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실제 찍은 사진이라면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반면 합성이라면 법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이 역시 일종의 '딥페이크'이기 때문이다. 그가 개인의 영리를 위해 사용했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오 씨는 그 외에도 "내가 한국 돈은 없지만 외국 돈은 많다" "국제 이슈 관련 큰일을 준비한다" 등 뜻을 알기 힘든 발언을 주변에 자주 했다. 그의 한 대학원 동료는 "오 씨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하는 듯한 뉘앙스는 종종 풍겼는데, 대개 낯설고 이해가 어려운 말들이었다"며 "이를 흥미롭게 보는 쪽도 있었지만,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여성 학우들 중심으로 없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더니 돌연 방송국에 먼저 찾아가 인터뷰를 했다기에 다들 놀란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오 씨가 관심을 끌려는 언행을 자주 했다는 게 복수 지인의 증언이다. 일각에서는 12·3 비상계엄 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사칭해 '중국 간첩 99명 압송' 등 가짜뉴스를 언론에 제보한 캡틴아메리카를 연상케 한다는 말도 나온다.
물론 다른 평가도 있다. 오 씨 또 다른 지인은 "정치 문제에 관해 탐독한 티는 났다"며 "이념이 다른 사람이 들어도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 씨의 뚜렷한 개성은 그의 SNS(소셜미디어)에서도 드러난다. 일요신문은 오 씨가 친구에게만 공개한 비공개 계정을 살필 수 있었다. 지금 상황을 즐기는 인상이었다.
오 씨는 지난 1월 16일 자신이 이란 민주화 지원 단체에서 근무한 이력이 확인됐다는 보도를 공유하더니 "난 향후 20년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어"라며 "그것이 사회에 주는 영향까지, 물론 그 이후는 모름"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본인이 언급된 커뮤니티 글을 공유하면서는 "내 커리어가 좀 믿기 어렵긴 하지^_^"라고 했다.
이후에는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갈무리해 소개했다. 그가 "서부 전선 이상 없습니다"라고 하자, 상대가 "뚫린 듯"이라고 답한 메시지였다. 누군가 "에이전트 출신이군요" 말을 건네자, 오 씨가 "네 공익 출신 맞습니다"라고 대답한 내용도 있다.
오 씨는 채널A 인터뷰에서는 반성하는 태도였지만, SNS에서는 정반대였다. 모 언론사 PD 등이 보낸 인터뷰 요청 메시지를 공개하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 식이었다. 노래 '밥만 잘 먹더라'도 올렸다.
일요신문은 오 씨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 17~18일 대학원 졸업생 워크숍에도 불참석했다고 한다. 당시 지인들에는 "나는 괜찮다" "걱정 마라" 등 안부를 건넸다는 후문이다. 1월 19일 대학원 동기 풋살 동호회는 참여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민간인의 북한 무인기 침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짓들을 못하게 엄중히 제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