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지역구를 내주겠다는 제안을 할 정도로 김동연 지사와 이해찬 총리는 오랜 인연이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첫 인연을 맺었다. 김동연 지사는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이었고 국무총리가 이해찬 부의장이었다.
김 지사는 노무현 정부의 장기 국가 발전 전략인 ‘비전 2030’을 수립한 핵심 브레인이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정부의 실질적인 사령탑으로서 이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했다.
이때 김 지사는 노무현 정부의 복지 철학을 예산과 정책으로 설계하며 이해찬 국무총리의 눈에 들었다. 당시 김동연 국장은 공직사회의 낭중지추였고 이해찬 총리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기획예산처의 요직(재정정책기획관)을 두루 거친다.
비전2030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기획력을 인정받은 김동연은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까지 역임하게 된다.

이해찬 대표는 “집값을 잡기 위해 종부세를 강화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을 압박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금리는 한은 고유 권한이다. 정치권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경제 수장으로서의 독립성을 강조했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2020년이다. 이해찬 대표는 야인이었던 김동연을 찾는다. 총선을 위한 인재 영입 취지였다. 당시 이해찬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로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 국면에서 두 사람은 재회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를 지원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해찬 대표는 김동연 후보의 ‘능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김동연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조하며 그 어려운 선거에서 승리의 발판이 돼 줬다.
그런 김동연 지사에게 이해찬 대표는 멘토이자 동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25일 이해찬 전 총리 서거 소식을 듣고 깊은 애도와 존경을 표했다. 그는 이해찬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이자 “민주정부의 든든한 뿌리이자 민주당의 영원한 스승”이라고 표현하며 삶과 가르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과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문을 자처하는 민주당 당원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을 때 이해찬 대표는 “이재명은 우리 당의 자산”이라며 든든한 방패가 돼 줬다. 이런 이해찬 대표의 성품과 인격을 비춰볼 때 김동연 지사에게도 힘이 돼 주지 않았겠냐는 관측이 경기도 정가에서 나온다.
한편, 경기도는 29일로 예정됐던 신년 기자간담회를 이해찬 전 총리의 장례 일정 이후인 2월 2일로 연기하는 예우를 보였다. 대변인실은 추모의 뜻을 전하며 기자단에 양해를 구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