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3만 2000가구(53.3%), 경기 2만 8000가구(46.5%), 인천 100가구(0.2%)다. 서울 용산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에 각각 4000가구, 25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주민 반대와 세계유산영향평가 등의 문제로 중단됐던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군 골프장인 태릉CC 개발도 재추진해 6800호를 건설할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계획했던 1만 호보다는 축소된 물량이다.
서울 동대문구에는 국방연구원과 인접 한국경제발전전시관을 함께 이전해 1500호(5만 5000㎡)를 건설하고, 은평구에는 불광동 한국행정연구원과 환경산업기술원 등 연구기관 4개소를 이전해 주택 1300호(6만 2000㎡)를 공급한다. 서울 금천구 독산 공군부대(2900호), 강서구 일대 군부지(918호) 등도 활용된다. LH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는 총 518호의 주택을 미혼 청년 등에 공급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경찰청 기마대 부지(260호)와 도봉구 쌍문동 교육연구시설(1171호), 수원우편집중국(926호) 등도 활용한다.
과천에는 마사회 소유의 경마장(렛츠런파크, 115만㎡) 부지와 국군방첩사령부(28만㎡) 등에 9800호를 건설한다. 성남시에는 판교테크노밸리와 성남시청 인근 그린벨트를 해제해 성남 금토2지구와 성남 여수2지구 등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군부대(4180호), 고양시 옛 국방대학교 부지(2570호), 광명경찰서 부지(550호)도 개발 계획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접근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주택을 배치해 직주근접형 주거 수요에 부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도로, 지하철 등 도시 기반시설이 이미 구축된 지역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추가 인프라 투자 부담이 크지 않고 사업 추진 효율성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최근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 세금 부담 가중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핵심지 진입을 노리는 수요층 움직임이 당분간 숨을 고르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가 이름 붙인 것처럼 ‘신속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이 많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해당 부지들은 대부분 토지 정비, 인·허가, 이해관계 조정, 재원 마련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있다”며 “발표 시점 이후에도 착공에서 실제 입주까지 통상 3~4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시간차와 관련한 공급 실효성 우려 문제를 상쇄하는 것은 숙제”라고 지적했다.
당장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1만 가구 확대에 대해 사업 지연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좌초됐던 태릉CC 개발은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거쳐야 하고 주민 의견도 다시 수렴해야 한다. 교육청은 도심 내 학령인구 증가에 따른 학교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덩치 큰 과천 경마장 이전도 지자체 협의 및 주민 반대 심리가 사업 지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번 부동산 대책이 오는 6월 3일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시장이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지 않으면 이번 대책의 신속한 실행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명태균 게이트로 수세에 몰렸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양도세 중과 재개와 김건희 재판 결과를 계기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지 불과 3시간여 만에 행정2부시장이 나서 비판 자료를 배포했다. 서울시는 “정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물량과 군 골프장인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 개발에 모두 이견을 드러냈으나 이번 정부의 발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 발표된 부지들은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4곳을 제외하면 빨라야 2029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며 “당장의 공급 절벽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정부와의 실무협의에서 민간 정비사업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건의한 방안이 이번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아 정부 대책에 한계가 많다”고 꼬집었다.
경마장 이전도 뜨거운 감자다. 정부는 새 경마장을 경기도 안으로 옮길 방침이다. 지금까지 8번의 지방선거에서 보수는 경기도와 과천에서 각각 6번씩 승리했다. 경마장은 과천시의 가장 큰 세수다. 직접 걷는 세금은 연간 약 500억 원 수준이지만, 경마장을 찾는 이용객들로 인한 경제 유발효과가 상당하다. 국민의힘 소속인 현 신계용 과천시장은 정부의 주택 공급 후보지 지정에 반대 입장이다.
최열희 언론인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