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두 소송은 하이브가 2024년 8월, 민 전 대표가 같은 해 11월 각각 제기한 것이나 재판부는 두 소송이 연계돼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 병행 심리해 왔다. 이에 따라 선고 역시 이날 함께 이뤄졌다.
소송의 쟁점은 민 전 대표의 풋옵션 행사 시기, 그리고 민 전 대표에게 주주간계약이 해지될 만큼의 신뢰관계 파탄 사유가 있는지였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가 2023년 3월 경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 18% 중 13%를 하이브에 매각할 수 있는데 이 권리는 2024년 11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민 전 대표의 주식 풋옵션 가격은 직전 2개년도(2022~2023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그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18%)의 75%만큼의 액수에 해당하며, 2024년 기준으로 약 250~260억 원으로 산정됐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는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빼가기 위해 계획했고 이는 명백한 계약 파기 행위에 해당한다"며 "계약 위반이 확인됐으므로 2024년 7월 해지 통보에 따라 계약 해지는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이 이후의 풋옵션 행사는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서 재판부가 민 전 대표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 쏘쓰뮤직, 어도어가 민 전 대표에 대해 제기한 민사소송도 영향을 받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주간계약 위반과 신뢰관계 파탄으로 하이브 측이 주장한 민 전 대표의 귀책사유는 해당 레이블들과의 소송에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민 전 대표는 빌리프랩 소속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 등을 카피했고, 쏘스뮤직에 대해서는 뉴진스의 데뷔부터 이후 활동까지 훼방놓았다고 주장하며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직후 하이브 측이 '뉴진스 빼가기 및 어도어에 대한 업무상 배임' 책임을 물어 감사에 착수하자 민 전 대표는 2024년 4월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 그 산하 레이블들의 뉴진스, 어도어에 대한 각종 업무방해 행위 의혹을 폭로했다. 이른바 '하이브-민희진 사태'의 시작이었다.
이번 소송에서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내부 문제제기가 소속사 대표로서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이며 주주간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는 신뢰관계 파괴가 아니라고 봤다. 앞서 뉴진스와 어도어 간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나온 "민희진은 아티스트를 보호할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의 판결과는 정반대의 판단이다.
이 재판부는 어도어가 민 전 대표,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등에게 제기한 430억 9000여 만 원 상당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 소송도 심리하고 있어 향후 재판의 향방에 더욱 큰 주목이 이어진다. 해당 소송을 제기하며 어도어 측은 하이브와 마찬가지로 민 전 대표의 '뉴진스 빼가기' 탬퍼링(전속계약 만료 전인 연예인이 다른 소속사와 사전 접촉하는 것) 의혹을 바탕으로 뉴진스의 이탈과 복귀 지연에 민 전 대표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