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안엔 “코스닥은 기술·혁신기업의 성장과 모험자본의 선순환을 위해 출범한 시장임에도, 코스피 중심의 단일 운영 구조 속에서 시장의 정체성과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돼왔다”며 “상장·감시·퇴출 기준이 코스피와 유사한 틀 안에서 운영되면서, 성장기업에 적합한 유연한 제도 설계와 시장 운영이 어려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도 코스닥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지난 2월 10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차원에서는 김태년 의원이 제시한 문제의식을 중하게 보고 국회와 의논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28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경제 현안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혁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2월 6일 김용범 실장은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과 코스닥 자회사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엔 코스닥이 다수 기업을 상장시키는 동시에 성과를 못 내는 기업은 빨리 퇴출시키는 게 장점이었는데, 현재는 상장이 막혀있고 차별화가 줄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한국거래소 기업공개(IPO·상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에서 어떻게 수익을 낼 건지 구상이 명확해야 한다. 만약 거래수수료로 수익을 내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적자가 지속되면 노조의 지적대로 상장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무분별하게 상장이 이뤄졌다가 투자자가 손해를 보는 일이 벌어지면 시장이 신뢰를 잃어 투자자들이 외면하게 된다.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한다”라고 짚었다.
한국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2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와 여권의 금융중심지 부산의 미래를 흔드는 움직임에 대해 부산 시민을 대표해 강력하게 항의한다”며 “코스닥 분리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부산 금융 생태계의 중심인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은 본점 소재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 없이 핵심 기능이 수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 부산의 금융 위상을 빈껍데기로 전락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거래소 주주들의 상장 차익 환원 규모, 거래소 지주사 본점 소재지 위치를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 원점부터 검토했지만 개정안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태년 의원실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390조 3항을 신설해 한국거래소가 상장 규정을 정할 때 금융위원회가 고시하는 사항을 반영하도록 했다. 여기에 혁신기업이 발행하는 증권의 상장특례, 부실기업의 상장 폐지 기준, 중복 상장 등까지 검토할 수 있게 해뒀다”며 “금융위도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입법을 추진해나가려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한 관계자는 “법안에 대해 정부와 협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