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에 성폭행 당했다며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린 황 씨가 알고보니 경찰만 노린 꽃뱀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
이 글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파장을 낳았고, 성폭행을 한 경찰관과 그를 감싸고 도는 경찰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황 씨의 고소로 사건은 경찰 조사에 들어갔고, 수사를 통해 드러난 사건의 진상은 황 씨가 인터넷에 올린 주장과는 정반대였다.
황씨는 몇 년간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계속 낙방하자 포기하고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시모’ 카페에 “시험 준비하느라 외로워서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지 씨가 황 씨에게 연락했다. 둘은 사귀면서 3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그러던 중 지 씨는 서울 강남경찰서의 동료 경찰관으로부터 황 씨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된다. 황 씨가 과거에 경찰관들과 만남을 갖다 헤어지게 되면 “강간을 당했다”고 소란을 피운 뒤 합의금을 받아왔던 것이다.
지난 2011년 1월 황 씨는 ‘경시모’에서 만난 경기 부천의 경찰관 유 씨와 사귀며 여러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 유 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화가 난 황 씨는 유 씨 소속 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유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정을 넣었다. 이어 유 씨가 근무하는 파출소에 찾아가 파출소장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파문이 커질 것을 걱정한 유 씨는 결국 황 씨에게 합의금 400만 원을 건넸다.
또한 지난해 6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박 씨에게 합의금 220만 원을 받아냈다고 한다.
이 사실에 충격을 받은 지 씨는 황 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황 씨는 “질 축소 수술을 해야 하니 500만 원을 내놔라. 1000만 원을 부르려다 봐줘서 500만 원만 요구하는 거다”라며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지 씨가 거부하자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언을 보냈다. 지 씨가 근무하는 경찰서까지 찾아와 몇 차례 소란을 피웠다. 결국 황 씨는 “지 씨로부터 강간을 당했으니 처벌해 달라”고 서울 성북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 씨가 경찰공무원을 준비해서 그런지 성폭행 사건이 터지면 경찰이나 공무원들은 죄의 여부를 떠나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공무원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다”며 “황 씨는 돈이 없으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 씨 이전에 피해를 입은 경찰관들은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지 씨는 성폭행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고, 반대로 황 씨는 무고 혐의로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황 씨는 지 씨와 자의로 성관계를 맺었고, 이별을 통보한 지 씨를 형사처벌 받게 하려고 허위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황 씨가 계속해서 경찰들을 만나왔고 그들을 협박해 합의금을 받아온 혐의는 인정되지만 처음부터 돈을 노리고 작정하고 접근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