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자자가 양대 지수의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3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3조 2519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3929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회복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 급등세로 고평가 우려가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코스닥에 자금이 몰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코리안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치자 나란히 상승세를 보였지만 코스닥의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상승률을 비교하면 지난해 6월 코스피는 2600선에서 6300선까지 돌파하며 20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6월 750선을 오르내리던 코스닥은 1100선을 맴돌며 약 60%의 상승에 그쳤다.
가파른 코스피 상승세에 대한 경고음도 나왔다. JP모건 투자전략가 출신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3월 초 코스피의 급등을 두고 “다가올 폭락을 조심하라. 지금 매수하는 투자자는 평생 다시는 이런 수준을 못 볼 가능성이 높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내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의 상승세는 수급적인 측면이 강하다”면서 “코스피 상승 피로감에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코스닥 가치 제고 정책도 코스닥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통해 코스닥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세제 혜택 부여와 연기금 운용 성과 평가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지목된 200개 기업 퇴출이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총 150조 원 규모의 자금으로 향후 5년 동안 중소기업과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에 유동성 공급이 예상된다.
코스닥 관련 펀드가 출시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지난 10일 각각 코스닥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했다. 3월 17일에는 한화자산운용도 코스닥 액티브 ETF를 상장할 계획이라 유동성 공급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투자 종목과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코스닥 액티브 ETF는 상장 첫날부터 큰 관심을 모으며 각 500억~600억 원 규모의 시가총액임에도 그 10배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을 하루 만에 기록했다”면서 “코스닥에 숨어있는 중소형주들이 향후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이익 추정치가 상향될지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따라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해) 코스닥 액티브 ETF를 출시했다”면서 “투자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대준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연구위원은 “그동안 코스닥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싶어도 그럴 도구가 없었다”면서 “운용사 액티브 ETF의 출시가 코스닥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종목들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이 때문에 적은 자본으로도 주가를 흔들 수 있어 주가 시세를 조종하려는 세력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 3월 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발생한 이상거래는 코스닥 66건, 코스피 28건, 코넥스·파생상품 각 2건 순이었다.
이 때문에 코스닥의 지속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코스닥의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상법을 개정 작업을 진행했다.
성과도 있었다. 코스피의 최근 급등세에 언급되는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코스피 소속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이다. 다만 코스닥은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될 만큼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스닥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라면서 “(피부로 느낄 만큼) 지배구조가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