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지난 3월 10일 기준 배럴당 105.13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2.24%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달러대를 유지했다. 지난 2월 26일 69.66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견줘 50.9% 상승한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3월 9일 기준 98.96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6.67% 상승하며 100달러 돌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유는 지난 3월 10일 기준 83.45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유는 3월 9일 한때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유는 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거래일보다 11.94% 하락하긴 했으나 2월 6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제 원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에 유통되는 석유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2월 27일 기준 1692.58원에서 3월 10일 1906.95원으로 치솟았다.
천홍성 석유유통협회 부장은 “국제 정세에 따라 국제 유가가 움직이고 있다”면서 “매일 국제 제품가격이 오르다 보니 현장에서 그 가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의 경우 기존 재고 휘발유 가격이 저렴해도 새로 매입하는 휘발유 가격이 비싸 가격이 희석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최근 소비자가 가격 상승세를 예측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재고가 빨리 소진돼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사실상 100%다. 원유 가격이 장기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경우 우리 경제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은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국 소비 원유의 60~70%가량이 중동산 원유다. 한국무역협회 측 자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소비 원유는 13.9% 수준으로 파악된다.
유가가 급등하자 원·달러 환율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기 직전 거래일인 2월 26일 1432.50원에서 지난 3월 10일 1475.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4일 야간거래에서 장중 한때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경제 위기였던 2009년 3월 12일 이후 약 17년 만이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국 산업 구조상 석유를 원재료로 하는 산업이 많다 보니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투자자가) 안전 자산을 선호하면서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원유 가격 급등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향후 비용 상승의 영향으로 공급 물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전반의) 물가 불안을 자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의 난도도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의 목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0%를 달성했지만 생산자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6% 오른 122.50으로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물류 비용의 증가도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통상 표준 유가를 반영해 1년 단위로 물류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간 유가가 급등했다고 해서 바로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처럼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무역수지, 경상수지 등의 악화로 외환수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유가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거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경기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년간 배럴당 평균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0.3%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연 평균 국제 유가가 150달러면 경제성장률은 0.8%p 내려갈 것으로 추산했다.
박상인 교수는 “유가 상승에 가장 취약한 나라가 한국과 대만”이라며 “유가 변동성이 단기간에 그치면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겠지만 장기간 이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기조 속 물가 상승)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중동에 대한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춰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