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매기 강 감독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눈물을 훔치며 "아카데미를 비롯해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한 뒤 "저와 닮은 분들이 주인공인 이런 영화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 다음 세대는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길 바라며 이 영광을 한국과 전 세계에 있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매기 강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이후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그는 드림웍스에서 스토리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장화신은 고양이', '가디언즈', '쿵푸팬더 3' 등 작품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다.

'케데헌'은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낮에는 세계적인 K-팝 걸그룹으로 활동하지만 밤에는 악령과 싸우는 전사로 변신하는 걸그룹 '헌트릭스'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K-팝 문화와 한국적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설정이 특징이다.
작품은 공개 직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2025년 6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케데헌'은 글로벌 누적 시청 수 5억 회를 돌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넷플릭스 영화는 물론, 앞서 글로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세운 기록을 포함해서도 넷플릭스 1위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화려한 공연 장면과 K-팝 프로덕션 방식으로 제작된 음악이 결합된 콘텐츠라는 점이 K-팝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 글로벌 관객들에게까지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뜨거운 관심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K-팝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음악 산업을 넘어 영상 콘텐츠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K-팝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이 잇따라 제작되며 하나의 콘텐츠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터계 관계자는 "그동안 K-팝은 음악 산업 중심으로, 팬덤 같은 특정 소비 계층 위주로 소비되는 콘텐츠였지만 이제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그 속에서도 OST처럼 부가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K-팝이 주요 소재로까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과는 K-팝이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하나의 글로벌 스토리 IP로 발전할 수 있고, 충분히 해외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을 입증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